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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임가현에게는 매일 서로 다른 물건들이 도착했다. 어느 날은 이슬을 머금은 보랏빛 아이리스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그 옆의 카드에는 보낸 이의 이름 대신 인쇄된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다. [너를 본 순간, 기쁨은 이유가 될 필요가 없었다.] 또 어느 날에는 최상급 갤러리의 프라이빗 경매 초청장이 도착했다. 함께 동봉된 작품 안내서에는 여러 작품이 실려 있었는데 그녀가 예전에 잠시 시선을 더 두었던 옥이 실린 페이지만 유독 접혀 있었다. 어떤 날에는 위장을 보호하는 약선 레시피가 도착했다. 원산지에서 직송된 상급 식재료와 함께 불 조절부터 끓이는 시간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적혀 있었다. 가끔은 손 글씨 카드 한 장뿐일 때도 있었다. 필체만 봐도 한주혁의 글씨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늘 비가 온대. 옷 따뜻하게 입어.] [민물고기는 성질이 차니 적게 먹는 게 좋아.] 그러나 임가현은 단 한 번도 그 카드들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 사실 그녀에게 도착한 모든 선물은 언제나 같은 결말을 맞이했다. 꽃다발은 포장조차 뜯지 않은 채 민박 입구에 놓여, 햇볕과 비를 맞으며 시들어가다 색이 바래버릴 때까지 방치되었다. 초대장과 인쇄된 카드들은 문 앞의 쓰레기통으로 곧장 던져졌다. 약선 재료는 옆집 할머니에게 모조리 나눠주었다. 주인아주머니는 보다 못해 마음이 쓰였는지 차를 끓이던 틈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가현아, 그 주혁 씨 말이야. 물건은 매일 보내면서 나타나지는 않네. 내가 보기엔... 정말 많이 후회하는 것 같은데.” 임가현은 책갈피를 그리던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네, 하지만 어떤 잘못은 후회한다고 해서 메워지지 않아요. 어떤 상처는 물건 몇 개로 낫는 것도 아니고요.” 주인아주머니는 한숨을 푹 내쉬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온라인의 분위기 역시 평온하지만은 않았다. 발 빠른 일부 매체들은 한주혁이 남긴 ‘접근 금지’ 경고를 거꾸로 추적해 감천 문화 마을까지 파고들었다. 그들은 ‘여름’ 민박의 존재를 알아내고 큰 기사를 터뜨리려 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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