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한주혁은 서울로 돌아왔다.
그의 몸은 분명 서울에 있었지만 정신은 여전히 물안개가 자욱한 감천 문화마을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곽시안은 그를 다시 마주한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알던 한주혁은 그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늘 냉정하고 이성적이며 한발 물러서 판을 읽던 남자 대신 지금 그의 앞에 서 있는 이는 사랑 하나에 모든 것을 걸어버린 도박꾼이었다.
한주혁은 서울로 돌아온 뒤, 가장 먼저 백씨 가문에 손을 뻗었다.
한때 한국에서 이름만으로도 통하던 백씨 가문은 불과 보름 만에 급격히 기울었고 끝내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백서린의 부모님은 체면을 버리고 여러 차례 한권 그룹을 찾아와 빌고 애원했다.
급기야는 한권 그룹 본사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백서린 역시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에 무릎을 꿇은 채 얼굴을 눈물로 적시며 한주혁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지나간 정을 들먹이며 한 번만 봐 달라고 단 한 번만 손을 거둬 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한주혁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비서를 통해 한 마디만 전했다.
“내 사람을 건드린 대가라고 하셨습니다.”
‘내 사람’이라는 세 글자는 유난히 또렷했다.
누구를 가리키는지 묻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었다.
...
재벌가들 사이에서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술렁였다.
한때 백서린을 감싸던 한주혁이 등을 돌리자 이렇게까지 잔혹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주혁의 차례가 돌아왔다.
연단에 선 그는 곧바로 경제나 시장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한주혁은 스포트라이트 아래, 수많은 재계 인사들과 쉴 새 없이 번뜩이는 카메라 렌즈를 마주한 채 사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이 자리를 빌려 한 가지 사실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저와 전처, 임가현 씨의 이혼은 제 본의가 아니었으며 그 과정에는 중대한 오해가 있었습니다.”
순간 정적이 내려앉았다.
놀람과 의심,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시선이 한꺼번에 그에게 쏟아졌다.
“이 자리를 통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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