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해가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그는 마침내 인근 마을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도착했다.
한주혁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임가현이라는 여자아이를 보지 못 했느냐고... 그는 키가 크고 피부가 하얗고 눈이 유난히 맑고 예쁜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는 말만 남긴 채 발길을 재촉했다.
그때였다. 얼굴에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한 아주머니가 멀찍이 떨어진 임시 의료소 쪽을 가리켰다.
“저기요... 저쪽에 꽤 예쁘장한 아가씨 하나가 있긴 하던데. 아까 보니까 간식 나눠주고 있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한주혁의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쳤다. 그는 확인할 새도 없이 몸을 돌려 그곳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의료소 앞은 비교적 질서가 잡혀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생수와 식량을 나눠 줬다.
한주혁은 그 풍경 속에서 단번에 임가현을 찾아냈다.
그녀는 겁에 질려 흐느끼는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리고 작은 과자 봉지를 내밀며 아이를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한주혁은 그 자리에 박힌 듯 멈춰 섰다.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안도감과 자칫 영영 잃을 뻔했다는 공포가 거대한 파도처럼 한꺼번에 그를 덮쳐왔다.
한주혁은 그 감정에 휩쓸린 채 비틀거리며 그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눈앞의 남자는 자신이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단정하던 머리는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검댕과 먼지가 얼룩덜룩 묻어 있었다.
여기저기 찢겨 나간 값비싼 정장에 진흙이 범벅된 바짓단,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진 구두까지... 그 처참한 몰골은 그가 그녀를 찾기 위해 어떤 길을 지나왔는지를 말없이도 처절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한주혁은 그녀의 코앞까지 단숨에 다가와 손을 뻗었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끌어안고 싶었지만 손끝이 닿기 직전 그는 돌연 멈춰 섰다.
그리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몇 번이나 훑어본 뒤 짓이겨진 목소리를 내뱉었다.
“너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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