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박수가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한주혁이 무대로 올라가 낙찰된 작품을 건네받았다.
절차에 따라 디자이너와 악수를 나눠야 했다.
그는 눈부시게 쏟아지는 조명 아래에서 임가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긴장한 탓에 차가운 그의 손은 알아채기 힘들 만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반면 임가현의 손은 따뜻했고 건조했다.
두 사람은 손을 3초 맞잡았다가 곧 놓았다.
흠잡을 데 없는 의례적인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걸렸다.
“한 대표님의 자선 사업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차분하고 정중한 목소리였다. 그 안에는 분명한 거리감이 있었다.
한주혁의 가슴속에서는 수많은 말이 타들어 갔지만 입 밖으로 나온 건 단 한마디뿐이었다.
“가현 씨 디자인 정말 아름답네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공식적인 절차가 마무리되자 두 사람은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좁다란 백스테이지 통로를 따라 스태프의 안내를 받으며 나란히 걷는 찰나, 그녀에게서 은은하고 낯선 향이 배어 나왔다.
기억 속 그 어떤 향수와도 닮지 않은 생소하면서도 아득한 향기였다.
그 순간 심장이 조이는 듯한 통증이 한주혁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는 자제력을 끌어모아 숨결만은 무너지지 않게 붙잡았다.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기 직전 고개를 살짝 기울여 오직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만큼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잘 지내면... 그걸로 됐어.”
임가현은 못 들은 척하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또래 디자이너들에게 다가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화사한 미소로 무리에 녹아들었다.
그녀는 끝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한주혁이 전처의 디자인 작품을 천문학적인 금액에 낙찰받은 장면,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찰나의 악수를 나누는 장면... 그 모습들은 수만 개의 플래시 세례 속에 박제되어 실시간으로 헤드라인을 집어삼켰다.
[파경 후 극적인 재회?]
[추격 로맨스의 서막, 재결합의 희망 보이나]
[한주혁의 유별난 미련, 낙찰가에 담긴 진심은?]
자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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