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국제 최고 권위의 주얼리 디자인 대회가 막을 올렸다. 우승자에게는 최정상급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가 주어진다.
이건 전 세계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무대였다.
임가현은 그 공모 공지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동안 말없이 화면을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웹페이지를 닫고 끝내지 못한 목조 작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며칠 뒤 임가현은 정성껏 준비한 디자인 원고 한 부를 제출했다.
망설임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
몇 달 후, 결선 진출자 명단이 발표됐다. 그 한가운데 ‘여름’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동양적인 정서와 현대적 해체를 결합한 그녀의 디자인은 독창적인 미감으로 예심 심사 위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한권 그룹 산하의 명품 투자 부문은 이번 대회의 최상위 후원사 중 하나였다.
주최 측에서는 최대 후원자인 한주혁이 결승전 겸 시상식 현장에 참석해 주길 바란다며 몇 차례나 정중한 요청을 보내왔다.
한주혁은 처음엔 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결선 진출자 명단을 훑던 그의 시선이 터치패드 위에서 멈췄다.
‘여름’
그는 그 이름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침묵이 너무 오래 이어져 비서가 답이 없다고 판단하고 거절 연락을 넣으려던 순간 그의 입에서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 갈 거야. 좌석은 구석으로 하고 인터뷰는 일절 사절해.”
비서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숙여 응했다.
...
결승전 현장은 별빛이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화려했다.
임가현은 참가 좌석에 앉아 있었다. 심플한 블랙 드레스는 그녀의 눈처럼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임가현은 긴 머리는 단정히 올려 묶어 매끈한 이마와 아름다운 목선이 고스란히 드러냈다.
아무런 장신구도 착용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장내를 가득 채운 주얼리의 광채보다 더 눈부셨다.
그녀의 표정은 차분했고 시선은 무대 위에 집중돼 있었다.
이따금 옆자리에 앉은 다른 참가자들과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한주혁은 가장 눈에 띄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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