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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장

쾅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바닥에 떨어진 듯한 소리였다. 커튼을 사이에 두고 크지 않은 그림자가 끼익 끼익 소리를 냈다. 나무가 움직이는 듯했다. “당신뿐만 아니라 나도 방해했어.” 먼 곳에서 들으니 여자아이가 내는 소리 같았는데 진짜 사람 목소리는 또 아니는 듯했다. 마치 시중에 유통되는 인형 같았다. “어떻게 돌아올 수 있었던 거지?” 커튼 뒤로 그림자의 머리카락이 미친 듯이 자라기 시작했다. 별장 전체가 음산해졌고 문밖에 있던 집사는 몸을 떨었다. 오다는 감격에 겨웠는지 태도가 점점 더 공손해졌다. “성녀님, 드디어 상처가 나으신 겁니까?” “나았다고?” 인형은 차갑게 웃었다. “지금 내 모습을 봐. 나은 것 같아?” 그림자가 움직이면서 조명이 흔들렸다. “당시에 걔가 나한테 영향을 줄 거라는 걸 이미 예측했어. 심지어 걔가 있으면 진씨 일가는 영원히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거라고 했었지. 그런데 걔를 정말로 데려오다니!” 쾅! 또 한 번 소리가 났다. 오다는 주먹으로 바닥을 힘껏 때렸다. “저희가 소홀했습니다. 진씨 일가는 줄곧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 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사님이 상대방의 팔자를 점쳐본 후 저희는 결코 그쪽에 태만한 적이 없습니다. 진택현도 줄곧 말을 잘 들었고요. 당시 그 자리에서 진다영을 바로 죽이지 않았던 이유는 어르신에게 가장 적합한 새로운 육체를 찾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가 다시 돌아가서 진다영을 찾았을 때 그쪽에서는 저희에게 진다영이 죽었으니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진다영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서 정말로 죽은 줄 알았습니다.” “진씨 일가가 마지막으로 진다영을 찾았을 때는 일부러 진택현의 눈을 피해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일부 단서들은 전혀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랫사람들은 보통 겉으로는 복종해도 속으로는 따르지 않습니다. 전 산골에 사는 그 부부가 사람을 속이려고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교활한 한국인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그들의 계획을 망쳤다. 심지어 성녀가 직접 그에게 따져 물었다. 어떻게 해야 그의 충성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 오다는 장검을 꺼내더니 두 손으로 검을 받쳐 들었다. “제가 일을 잘 처리 못한 탓이니 제게 벌을 내려주십시오.” 바람도 불지 않는데 커튼이 나부꼈다. 그곳에는 기모노를 입은 인형 하나가 서 있었는데 원래 굳게 감겼던 눈이 번쩍 떠졌다. 인형은 오다를 바라보면서 입을 움직이며 소리를 냈다. “이번에는 벌하지 않겠어. 당시 네 조상이 나와 함께 한국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넌 잘 알고 있겠지.” “네!” 오다는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 “성녀님, 앞으로 이런 일을 절대 없을 겁니다. 진씨 일가의 일곱째를 위해 저희가 함정을 파놓았거든요. 이제 곧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오다는 말하면서 시선을 들었다. “하지만 저는 왜 대사님이 당시 진다영이 태어나기도 전에 진다영이 우리에게 방해가 될 거란 걸 예측하셨으면서 진다영의 괘상을 알아내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인은 그 말을 듣자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의 시선을 받으면 모골이 소연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다는 곧바로 설명했다. “대사님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대사님의 실력은 저희 모두 직접 보았으니까요. 전 그저 움직이기 쉽도록 자세한 부분을 알고 싶은 것뿐입니다.” “진다영의 운명을 점칠 수 없었기 때문에 괘상을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노인은 시선을 거두어들였다. 그는 당시 진씨 일가에서 파티를 열었던 걸 떠올렸다. 곧 진씨 일가에 경사가 생길 거라면서 말이다. 그때 경이란은 임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시 그는 엄청난 불안감을 느꼈고 자신의 쇠락하는 기운을 느꼈다. 그는 경이란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살려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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