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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장

예전에 반지훈은 회사 일을 물어보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례적으로 아버지와 회사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별일 아니야. 그냥 아버지랑 금희와의 약혼에 대해 상의하려고.” 반지훈은 일부러 무심한 척하며 핑계를 대었다. 이 말을 들은 집사는 더욱 기뻐하며 말했다. “도련님이 약혼하신다는 말을 들으면 어르신과 사모님이 정말 기뻐하실 거예요!” 옆에서 듣고 있던 강금희는 집사의 말이 허튼소리라고 생각했다. 반지훈의 엄마가 기뻐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반지훈의 아버지는 절대 반지훈이 강금희와 결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엄마 만나러 위층으로 갈게. 너희들은 가서 할 일 해.” 반지훈이 무심코 한마디 했다. 사실은 그 누구도 2층에 올라와 그들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랐다. “금희야, 우리는 올라가자.” 반지훈은 강금희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고요한 2층, 조명이 희미하게 비추는 복도의 가장 안 쪽에 반지훈 어머니의 방이 있었다. 오희수는 방문은 활짝 연 채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50세가 거의 다 되는 오희수는 얼굴이 우아하고 아름다웠지만 세월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였다. “지훈아, 돌아왔니?” 거울 속으로 반지훈을 바라본 오희수는 고개를 돌린 순간 반지훈과 손을 잡고 있는 강금희를 발견했다. “엄마.” 반지훈은 강금희의 손을 더욱 꽉 잡으며 말했다. “금희와 같이 엄마에게 인사드리러 왔어요.” 이 말에 그제야 강금희를 바라본 오희수는 잠시 멍해 있더니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금희... 네가 혹시 그 금희야? 예전에 지훈이 어릴 때 내 앞에서 너를 자주 언급했었는데... 나는 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불만이 많은 줄 알았어.” 강금희 앞으로 다가간 오희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상냥하게 말했다. “금희야, 지훈이가 장난이 좀 많긴 하지만 여자에게는 정말 잘해. 지훈이가 여자를 집에 데려온 건 처음이야. 너희 둘 진짜로 좋아하면 우리 얼른 약혼날짜를 잡자. 지훈이가 널 잘 돌봐줄 거야. 너에게 잘못하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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