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4장

강금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 말을 이제서야 하니 왠지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반지훈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엄마, 무슨 소리야? 엄마 아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한마디 한 반지훈은 이내 강금희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방문이 닫힌 뒤 강금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떡하지? 너희 아버지가 진짜로 의심이 가네.” “상관없어. 오늘 밤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보지 뭐. 일단 우리는 좀 쉬자.” “그래.” 반지훈은 강금희를 깨끗한 방으로 안내했다. 강금희가 말했다. “너희 엄마가 조금 전에는 아주 정상으로 보였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지 않았어.” “간헐적으로 발작하는 거야. 보기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가끔 아주 이상해질 때도 있어.” “의사에게는 가 봤어?” “응.” 반지훈이 말했다. “의사는 큰 충격을 받아서 저렇게 되었다고 그랬어. 잘 돌보면 병이 발작하지 않을 거고 그러면 평범한 사람처럼 지내겠지만 엄마가 신경이 예민해서 아버지가 엄마를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아. 아마도 사람들이 정신병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게 싫어서 그런 것 같아.” 반지훈의 기억 속에 반정국은 항상 이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고 체면을 중시했다. 만약 반정국에게 정신병을 앓고 있는 아내가 있다는 것을 외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이혼은 하지 않겠지만 그들 모자를 더욱 냉담하게 대할 것이다. 반지훈은 가끔 자신의 어머니가 허씨 가문의 친척이 아니었다면 아버지가 과연 어머니를 계속 곁에 둘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들과 진작 관계를 끊었을지도 모른다. “오늘 밤은 여기서 잘 쉬어. 나는 옆방에 있을게.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오든지... 아니면 내가 너를 찾으러 오든지.” 반지훈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한마디 농담을 던지자 강금희가 반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누가 너더러 오라고 했어? 방해하지 마! 미래의 시어머니가 나를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강금희의 입에서‘시어머니'라는 말을 들은 반지훈은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