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나 화났어
유정한은 강이영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불면증 때문에 그래. 잠을 잘 자지 못하여서 감정이 제어가 안 됐어.”
강이영은 의사와 유정한을 번갈아 보며 뭔가 수상쩍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침대 옆에 털썩 앉아 팔짱을 끼고는 진지한 얼굴로 따지기 시작했다.
“그럼 왜 나한테 숨겼어요? 출장 갔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되니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그녀는 말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두 볼이 불끈 부풀었다.
“정말 싫어요! 나 화났어요! 아무리 달래도 화 안 풀 거예요!”
유정한은 그녀가 성을 내며 잔뜩 삐져있는 모습에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어.”
“이게 끝이에요?”
강이영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따졌다.
“진심으로 사과해야죠!”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릴 건데?”
유정한은 드물게 인내심을 보이며 그녀의 투정을 받아주었다.
강이영은 새끼손가락을 쭉 내밀었다.
“약속해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한다고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야 해요. 우린 부부잖아요. 비밀이 없어야 해요!”
그녀의 손가락이 눈앞에서 파닥거리자 유정한은 잠시 말없이 바라보다가 마침내 손가락을 걸었다.
“그래.”
“그리고 또!”
강이영은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
“안아줘야 화가 풀릴 거예요.”
그녀가 갑자기 안겨 오자 유정한은 낮게 신음을 흘렸지만, 곧 안정적으로 안아주었다.
그는 품속에 파묻힌 복슬복슬한 머리칼을 내려다보며 문득 생각했다. 구현준이 술자리에서 했던 그 제안을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을 말이다.
...
그날 오후, 유정한은 퇴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강이영은 갑자기 하린과의 약속이 떠올라 급히 휴대폰을 꺼냈다.
[하린아, 미안! 오후에 급한 일이 생겨서 못 갔어. 진짜 미안해.]
곧 답장이 왔다.
[괜찮아, 다음에 시간 되면 보자.]
강이영은 더 미안해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응응, 다음엔 꼭 네가 만든 디저트 먹으러 갈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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