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만일... 정말 만일입니다만, 그때 아가씨께서 혼절하셨을 때... 혹 무언가에 씌였거나 혹은 다른 이가 그 몸을 빌려 다시 돌아온 것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그리 뚜렷하지 않았으나 전강훈의 마음속에는 거센 파도가 몰아쳤다.
그 역시 느끼고 있었다.
심화영의 변화는 심상치 않았다.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유씨 부인이나 삼황자를 대하는 태도 또한 어딘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았다.
유씨 부인은 어쨌든 그녀의 어머니였다. 물론 지금 그녀는 자신이 친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품고 있긴 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지난밤 그리 심하게 손을 댄 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삼황자, 심화영은 삼황자를 무려 7년, 8년 동안이나 짝사랑해온 사람이다.
그 오랜 세월이 어찌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한데 요즘 심화영의 태도는 마치 삼황자에게 원한이라도 품은 듯했다. 피의 복수를 하려는 원수처럼 말이다.
특히 오늘 밤 벌어진 일이 사실이라, 그녀가 직접 손에 피를 묻혀 저주를 건 자의 사지를 잘라낸 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정말 더 이상 예전의 심화영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처럼 냉혹하고 잔인한 데다 조정의 사정까지 훤히 꿰뚫고 있는 인물이라니, 아무리 봐도 평범한 규수일 리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은 어느 한순간에 말끔히 사라져버렸다.
전강훈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혼례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하라. 그 낭자는 심화영이 맞다.”
‘이 세상에, 그때 그 사람 말고 내 생사를 이토록 가슴 아파해 줄 사람이 또 누가 있단 말인가? 내가 다친 것에 분노하여 악귀가 되어 복수할 사람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창밖의 인물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가 물러간 뒤, 전강훈은 더는 잠들 수 없었다.
많은 일들을 떠올랐다.
어린 시절의 일들, 그녀와 나눈 기억들...
그리고 갑자기 미친 듯이 심화영이 보고 싶어졌다.
자신을 위해 사람을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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