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화영이가 한 말이 과연 맞았구나!”
심여진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마에 주름이 깊게 잡힌 채 저편을 노려보았다.
‘오늘은 분명 화영이가 학당에 들어오는 경사스러운 날이라 생각했건만 어찌하여 전쟁터 같은 판이 벌어진단 말인가? 게다가...’
“저 어의들... 예전에 화정원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 좀 낯서네...”
그녀는 고신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 사람들 알아보시겠어요?”
고신우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낯선 게 아니라 아예 처음 보는 이들인 것 같구나.”
궁에는 어의가 많기도 하고 외부에 나오는 일이 거의 없다 보니 그 역시도 아는 얼굴이 없었다.
두 사람이 그리 걱정하고 있던 찰나 심화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왼쪽은 진 어의, 가운데는 이 어의, 오른쪽은 노 어의입니다. 저 셋은 모두 삼황자의 사람이에요.”
오늘 이 판은 심화영을 반드시 패배하게 만들겠다는 심산이었다.
심화영의 눈에 차가운 살기가 스쳤다.
“그럼 어쩔 셈이냐?”
고신우는 잠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속으로는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저 애는 한 번도 궁에 들었던 적이 없다 들었는데... 어찌 저리 어의들의 얼굴을 잘 알고 있는 것이지? 게다가 여진이조차 알아보지 못한 얼굴들인데?’
심여진조차 기억에 없다는 건 이들이 후작 댁에 들른 적도 없다는 뜻이었다.
고신우는 마치 그녀의 속을 꿰뚫고 보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심화영은 그런 시선을 익숙하다는 듯 태연히 받아넘기며 대수롭지 않게 혼잣말을 흘렸다.
“잘 왔네요. 저도 딱 저들이 필요했거든요.”
“...?”
‘뭘 회상하고 있는 건가?’
고신우는 그녀의 눈빛에 스치는 기운을 읽고 순간 말을 잃었다.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것인가 싶어 더 캐묻고자 했으나 그 순간, 삼황자의 시선이 이쪽을 향해 하고픈 말이 쑥 들어가 버렸다.
“삼황자가 널 주시하고 있구나...”
심화영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원태영의 얼굴을 곁눈질로 흘끗 스쳐 지나갔고 이내 전소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겨루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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