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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황제는 심화영을 잠시 쳐다보다가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을 느꼈다. ‘화영을 이대로 둘 수는 없어. 강훈과 혼인하지 못하게 막아야 해. 만약 이 두 사람이 힘을 합친다면 세상천지에 이들과 상대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거야.’ 결국 원태영의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황제는 다급히 명을 내려 연춘루에 모인 사람들을 모두 옥에 가두라고 한 뒤, 이어서 말했다. “앞으로 보름 동안 태영은 조정에 나오지 말고, 저택에 머물면서 연정과 곡의의 일을 처리하거라. 처리한 것이 짐의 마음에 든다면 조정에 복귀시키겠다.” 말을 마친 황제가 조덕배를 대동한 채 서둘러 자리를 뜨자, 황제의 뒤를 이어 심씨 가문과 전씨 가문의 사람들도 물러났다. 전강훈이 탄 바퀴 의자를 심화영이 밀며 나가는 다정한 모습을 보던 원태영은 갑자기 피를 토했다. “심화영! 너와 나는 이제부터 너는 원수지간이야.” 주변 사람들이 들을까 봐 원태영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으나 심화영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별이 쏟아지는 깊은 밤. 시원한 바람이 사람들의 굳은 얼굴을 스쳤다. 오늘 밤의 일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던 탓인지, 아무도 마차를 타지 않고 텅 빈 거리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심철호가 옆에 있던 원해선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장공주 마마께서 직접 보셨다시피 우리 화영이 전에 어리석은 짓을 했던 건 누군가의 모함을 당해 기억을 잃어서입니다. 이제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자비를 베풀어 용서하심이 어떨는지요?” 원해선은 전강훈의 뒤에 있던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판을 뒤집었던 심화영의 당찬 모습이 떠올라서 원해선은 마음속으로 그 뛰어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것을 입 밖으로는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손 상서가 자신을 협박했을 때 심화영이 나서서 변호해 준 것도 떠올라 가슴 속에 있던 쓰라린 감정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결국 원해선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명성이 높든 나쁘든 그것은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 내 꼭대기에 앉으려 들지 않는다면 내 알 바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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