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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연지는 바닥에 엎드린 채 울먹였다. “유씨 부인은 어쩔 수 없이 손 상서에게 협박당한 것입니다. 아가씨, 그분은 불쌍한 사람이니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쇤네는... 용서해 주지 않으시겠다면 차라리 편히 죽여주십시오. 어차피 살고 싶지 않으니.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없어서 지금까지 이리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녀는 결국 목 놓아 울었다. 이 모습을 심화영은 유씨 부인에게서도 본 적이 있었다. 다만 유씨 부인은 나이가 들어 어느 정도 감정을 억누를 줄 알았고, 연지는 울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유씨 부인이 깨어나지도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심화영은 연지에게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캐내려고 했다. “네가 아는 것을 모두 털어놓는다면 너를 살려줄 수도 있다.” “그것이 참말입니까?” 연지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아가씨, 참말로 쇤네를 살려주시는 겁니까?” 심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너 같은 조무래기는 죽여봤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거든. 하니 아는 것을 빠짐없이 털어놓거라.” 연지는 조금 안정을 되찾은 후에 말을 꺼냈다. “아가씨도 아시다시피, 쇤네는 유씨 부인이 후작 댁에 들어온 후 대부인을 믿을 수 없다며 외부에서 사 온 계집종입니다. 물론 겉보기에는 그리 보였으나 사실 쇤네는 손 상서의 사람입니다. 그분은 쇤네 같은 사람들을 여기저기 풀어놓았지요. 가족들이 손씨 가문의 손아귀에 잡혀있지만 않았어도 쇤네는 이런 악행에 가담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심화영은 기억하고 있었다. ‘전생에 손 상서와 삼황자 전하가 많은 사람들을 포섭했을 뿐만 아니라 몰래 여간첩들을 양성하여 여러 가문에 심어두었었지.’ 그래서인지 심화영은 이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유씨 부인에 대해서 아는 만큼 다 말해보거라.” “쇤네가 알기로는 유씨 부인이 젊었을 때 마음에 품은 사내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영정강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당시 공부시랑이었던 손 상서가 유가촌으로 치수하러 가게 되었습지요. 그때 손 상서는 유씨 부인이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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