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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그러자 백세민이 답했다. “지난번 아가씨와 내기를 한 후, 전하께서 소군주를 남쪽 거리에 있는 별장으로 보내셨습니다. 아마도 아직 거기에 있을 겁니다.” 심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으니 이만 가봐. 오후에 사부님의 처소에서 보자꾸나. 나는 안화원에 다녀와야겠다.” “예.” 고개를 끄덕인 후, 백세민이 자리를 떴다. ‘연지의 진술을 전하께 즉시 보고해야겠어.’ 오후가 되자, 배고픔을 느낀 심화영은 안화원에 도착하자마자 먹을 것부터 찾았다. “어머니, 먹을 것이 있으면 좀 내놓으세요.” 고윤희가 말하기도 전에, 심화영은 이미 탁자 위의 약과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고윤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얘야, 뺏는 사람이 없으니 천천히 먹거라. 난옥아, 아가씨께 물 한 잔 드려라.” 난옥이 들어오기도 전에 심여진이 이미 심화영에게 물을 따라주었다. “얘가 왜 이렇게 배고파하는 것이야? 혹 점심을 안 먹은 거냐? 전하와 함께 먹은 줄로 알았는데.” 심화영은 먹긴 먹었으나 머릿속에 생각이 많다 보니 금세 배가 고파졌던 것이었다. 물론 유씨 부인을 구하러 가느라 많이 먹지도 못한 이유도 한몫했고. 대충 설명한 후, 심화영이 말을 이었다. “오후에는 또 사부님한테서 침술을 배워야 하나 침술이 어렵다 보니 앞으로 날마다 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일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고요. 해서 만약 제가 안 돌아오는 날에는 사부님의 처소에서 묵는 것으로 알고들 계시면 되니 어머니와 언니는 염려 놓으세요.” 심화영이 미리 언질을 주었는데도 고윤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의술을 배우는 건 내 말리지 않겠다만, 계집아이가 어찌 남에게 신세를 지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이야.” “사부님께 먹을 것 좀 사다 주면 됩니다.” 심화영은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게다가 전하께서도 세민을 보내 주셨으니 별일 없을 겁니다.” 전강훈을 떠올리니 고윤희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 “하면 이 어미도 여러 가지를 두루 챙길 것이니 세민이 올 때 가져가라고 해야겠다.” “고맙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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