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8화
심화영의 짧은 웃음에는 도도함과 장난스러움, 그리고 묘한 귀여움이 섞여 있었다. 전강훈은 순간 가슴이 동요하더니 그녀의 뜻을 따라주듯 입을 열었다.
“무공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져 오르는 법이 없소. 이 몸이라도 예외는 아니오. 내공이 불현듯 늘어난 듯 보이는 것은 그간 숨겨두었던 기운을 드러냈을 뿐이오. 이제는 감출 까닭이 없으니, 저 간사한 무리들에게 본때를 보인 것뿐이오.”
황제는 이 말을 듣고 숨이 턱 막히듯 멎었다.
‘간사한 무리라... 거기 짐도 끼어 있다는 말이더냐?’
삼황자가 전강훈을 꾀어내 죽이려 했던 일을 알면서도 모른 체했으니, 그 말이 가슴을 찌르는 듯했다. 황제의 얼굴빛이 굳어가는 사이, 전강훈은 태연히 화제를 돌렸다.
“방준서가 붙잡힌 뒤, 폐하께서는 친히 보신 적이 있사옵니까?”
황제의 미간이 움찔 좁혀졌다.
“가 본 적은 없노라.”
전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일이 이 지경에 이른 이상, 이 궁궐은 이미 벌집처럼 허술해진 것이나 다름없사옵니다. 지난 삼 년 동안 방준서가 어떤 꼴로 지냈는지 본왕도 모르고, 폐하께서도 모르시지 않사옵니까. 다만 날마다 음식을 나른 자만이 알 것이옵니다.”
황제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방준서는 타고난 무재에 수법마저 간악해, 삼 년 전에도 황제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세운 바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끼치는데, 감히 어떻게 눈앞에서 보겠는가.
‘그렇다면... 지난 세월 방준서를 접한 자는 누구더란 말이냐?’
황제의 눈빛이 곧장 고 어르신에게 향했다.
고 어르신은 그 시선을 받자 온몸이 떨리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폐하, 그 세월 방준서에게 음식을 나른 자는... 사 내관이었사옵니다.”
황제의 용안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누가 그리 시켰느냐! 어찌하여 이제야 아뢰느냐!”
심화영은 눈을 내리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며칠 전부터 고 어르신이 이미 삼황자 무리에 매수되었을 것이라 짐작했는데 지금 보니 열에 아홉은 틀림없었다. 설령 사 내관이 직접 움직였다 하더라도 고 어르신 역시 무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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