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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심화영은 눈빛을 살짝 떨구며 송연정을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곤경에 빠지는 꼴을 지켜보며 이참에 손 상서의 반응도 가늠해 보려 했다.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진 송연정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조롱의 소리에 어쩔 줄 몰라 온몸이 굳은 채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나, 나리, 비록 미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제 마음만큼은 참되옵니다. 저는... 저는...” 말을 끝맺기도 전에 전태산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허허.” 그 웃음에는 비웃음과 조소가 섞여 있었고 마치 시장통에서 시들어버린 나물잎을 고르듯 송연정을 위아래로 훑었다. “혹 우리 왕부를 착각한 것이냐? 아니면 대제국의 규수들이 모조리 멸문이라도 당한 줄 아느냐? 너 따위가 왕부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호통을 쳤다. “여봐라! 거울을 하나 가져오너라!” 이에 한 시녀가 앞으로 나서며 둥근 손거울 하나를 내밀고는 비웃듯 말했다. “아가씨, 스스로 얼굴을 비춰보시지요.” “풉!” 그때 손용득이 참지 못하고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이 송연정이란 말이지...” 방 안에 있던 이들 또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다 민망하구나.” 송연정은 거울을 쥔 채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붉고 푸르고 노란 기괴한 얼룩이 뒤섞인 돼지머리 같은 얼굴이 거울에 비칠 때마다 그 자리에서 땅이라도 꺼졌으면 그 속으로 몸을 던지고 싶을 지경이었다. 한참을 그러고 서 있던 그녀는 마치 혼이 나간 듯 나무토막처럼 굳어 있었다. 심화영은 그런 그녀를 보며 조용히 웃음을 머금었다. 송연정은 제 그릇은 크지 않으면서도 알 수 없는 자신감 하나만큼은 하늘을 찔렀다. 유씨 부인과 그녀의 생모에게 지나치게 사랑을 받아 자란 탓에 늘 자신을 천하제일 미인이라 여겼고 비록 문벌은 변변치 않으나 세가의 자제들을 홀릴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후작 댁에 들어온 뒤로는 집안 사람들 인심 좋음을 틈타 집안의 온갖 자원을 마음껏 끌어다 써 저 자신을 꽃단장하기에 바빴다. 그러면서 어느 댁 규수보다 고왔고 또 어느 댁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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