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화
심화영은 문득 마음이 무거워져 망설이다가 천천히 물었다.
“스승님께서는 사황자라는 자를 아십니까?”
“사황자라니?”
설현수의 동공은 살짝 흔들렸다.
“오늘 궁에서 그자를 본 것이냐?”
심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를 유인하여 비밀 감옥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방준서라는 자를 보았는데 아마 제게 역모의 누명을 씌우려 한 듯합니다. 하나, 제가 도리어 그 수를 꺾었지요. 미리 대역을 세워 두었다가 황제께 참형을 당하게 하고 이미 궁을 빠져나갔을 것입니다. 제가 짐작하기로 삼황자는 친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심화영은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러자 설현수는 잠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 자는 사황자일 것이다.”
“전대 왕조 강씨 가문의 사황자가 아니겠느냐? 원씨 황족이 나라를 세운 지 이제 고작 40년. 사황자는 이제 쉰 남짓 되어 황제와도 동년배이리라.”
심화영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설현수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손씨 가문이 삼황자를 받드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 무리는 여간 까다로운 자들이 아니니라. 그들의 암수는 곳곳에 박혀 있거니와 심지어 군영마저 이미 깊이 스며들었다. 이후 너는 만사에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심화영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차마 묻지 못했다.
혹시 설현수가 원씨 황족과 얽힌 깊은 원한이 이 무리와 관련된 것인지도 궁금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마치 한 겹 한 겹이 모두 상처로 이루어진 듯했다.
그래서 그 뼛속의 상처를 함부로 헤집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심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스승님, 염려 마세요. 마음에 분명히 새기겠습니다.”
설현수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보건대 네가 걸어갈 길은 훨씬 멀 것 같구나. 본디 너의 명의를 빌려 신의의 명성을 세워 주려 하였으나 뜻밖에도 네가 첫 입궁에 그들의 급소를 정통으로 쳤구나.”
심화영은 복잡한 심경에 잠겼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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