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7화
당조 대감인 심철호가 숙부라고 부르자 온성해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게다가 앞서 유씨 부인이 헛소리를 늘어놓은 터라 심철호의 이를 악물고 내뱉는 말은 마치 당장이라도 온성해를 지옥으로 보내려는 기세였다.
심화영이 웃으며 거들었다.
“아버지, 그러다간 선생이 겁먹고 기절하시겠습니다. 이모님과는 진정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연정 언니를 지키려다 허튼 말에 말려든 것뿐이라니까요.”
“맞소! 화영 낭자는 정말 사리에 밝소!”
온성해는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
심철호 역시 속 좁은 인물은 아니었기에 헛기침을 내뱉고는 냉정하게 말했다.
“화영이 손에 이끌려 들어왔으니 여기서 당분간 머무르거라. 다만 한마디라도 잘못 내뱉어 허점이 드러난다면 그땐 후환이 따를 것이니 명심해야 한다.”
“예, 감사드립니다!”
온성해는 마치 사면을 받은 죄인처럼 급히 땅에서 몸을 일으켰다.
심화영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이 세운 계책을 조목조목 설명하였다.
“이제는 마땅한 시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부디 아버지께서 조정에서 역병의 일을 힘써 아뢰어 폐하께서 중히 여기시도록 해 주셔야 합니다.”
심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몸에 불길이 닿아야 비로소 황제가 움직일 터이지.”
심철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눈길을 돌려 물었다.
“그쪽 준비는 어떠하냐? 네 언니 외에 우리에게는 살아 있는 증인이 필요하다.”
“오늘 민 의원님께서 궁에 들어가 협조하실 겁니다. 또 곧 궁 밖에서도 같은 증세의 환자가 나타날 터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흠, 그러하다면 네 언니는 당분간 세상에서 사라져야겠구나.”
심철호가 뒷방을 힐끔 돌아보며 묻자 심화영은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죽은 듯 자취를 감추게 할 겁니다. 큰 오라버니께서 여인의 시신을 한 구 구해 오시면 제가 손을 써서 언니인 듯 꾸밀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 저택에는 더 이상 다른 딸이 없게 되니 이황자가 노리더라도 발붙일 곳이 사라지겠지요. 훗날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그때 다시 언니를 불러들이면 됩니다.”
심철호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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