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6화
고개를 돌려 원지호를 보니 안왕이 눈을 부릅뜨며 흘겨보고 있었다.
원지호는 목을 움츠리며 입을 닫자 심화영은 가만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왕 전하, 세자 저하를 어찌 그리 흘겨보십니까? 그저 배움을 원하는 마음이 간절할 뿐이지 않습니까?.”
심화영은 원태영에게 시선을 옮겼다.
“세자 저하께서 의문을 품으시니 삼황자 전하께서 답해 주셔야 옳지 않겠습니까?”
원태영은 머릿속이 윙윙 울리면서 마치 쇠망치로 얻어맞은 듯하였다. Comment by Ariel Quan: ㅇ
한참을 버티다 원태영은 겨우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
“나도 심화영의 뜻을 알지 못하겠구나.”
심화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잘 모르시겠다고 하시니 몇 자 더 보태 드려야겠습니다.”
심화영은 곧장 걸어 나가 예물 명부 위에 놓여 있던 붓을 들어 그림 위에 휘갈겼다.
이어 굵은 글귀를 덧붙이며 다시 웃었다.
“이제는 분명히 보이시겠지요?”
사람들은 목을 길게 빼고 수군거렸다.
“무얼 적은 것이오?”
원태영은 그림을 들여다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대로 쓰러질 뻔하였다.
화폭에는 본디 고양이로 태자를 바꾼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궁중의 한 여인이 산실에 누워 있고 문 앞의 어멈이 품에 아기를 안은 채 달려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허나 이제 아기의 손에는 작은 장기알이 쥐어져 있었고, 그 곁엔 큼지막한 글귀가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겉은 용 머리를 걸었으나 속은 구렁이로다. 여우가 범의 기세를 등에 업고 있구나.”
이는 곧 원태영이 원씨 황족의 피를 이은 적자가 아니며 정비 손정의가 궁 밖에서 들여온 아이란 뜻이다.
그리고 가짜 황자가 진짜 행세를 하며 황실 권세를 누린다는 조롱이었다.
원태영은 숨이 막혀 죽을 듯 분노했으나 동시에 심화영이 두려워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심화영이 정비와 사 내관의 추악한 비밀을 폭로한다면 원태영은 단숨에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될 터였다.
결국 원태영은 말 한마디 뱉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
심화영은 코웃음을 치면서 원태영의 어깨를 두드렸다.
“삼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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