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5화
그 순간 손홍철과 삼황자의 얼굴이 동시에 새파랗게 질렸다. 게다가 원시경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화영 낭자...”
원시경이 두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 현의각에서 심화영이 심씨 가문을 지켜달라고 했던 말, 조금 전 자신에게 그녀의 편지를 전해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던 일들이 불현듯 떠올라 그는 등골이 서늘해지고 얼굴은 불에 덴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는 정말 몰랐소...”
그는 변명하려 했으나 돌아온 것은 심화영의 차디찬 눈빛뿐이었다.
“대황자 전하의 정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녀는 곧바로 삼황자를 흘겨봤다.
“과연 유유상종이라 했던가요, 비록 혈연관계는 없으나 성정은 같으시네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삼황자는 곧바로 원시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심화영이 그들더러 ‘혈연관계가 없다’고 한 것은 신경 쓰지 못하고 그저 뺨을 사정없이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에 낯빛이 잿빛으로 변해갔다.
심화영은 그 꼴이 역겨운 듯 전에 받았던 비녀를 꺼내 그의 가슴팍에 내던졌다.
“대황자 전하, 잘 간수하십시오. 다음부터 다시는 이런 것을 보내지 마시고요.”
“...”
원시경은 마치 썩은 음식을 삼킨 듯 안색이 안 좋았다.
심화영은 곧 눈매를 차갑게 빛내며 손용득을 노려보았다.
“손용득, 내 언니를 찾는다면서 내 배를 가로막더니 뒤에서는 암살을 꾀했지? 제법 머리가 커졌구나!”
손용득은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고 무심코 손홍철 뒤로 몸을 숨겼다.
“아... 아닙니다. 저는...”
“잃어버린 것이 있지 않으냐?”
심화영은 싸늘하게 웃으며 무언가를 그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내가 그 자객 몸에서 떼어낸 물건이다. 네 요패가 자객의 몸에 달려 있는 게 이상하지 않겠느냐?”
“손 상서! 우리 화영이를 죽이려고 자객을 사주하셨습니까?”
심철호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분노에 치를 떨었다.
“여봐라, 당장 수레를 준비하거라! 오늘 밤 바로 폐하를 뵙고 아뢸 것이다! 손씨 가문은 내 아버지를 능멸하고 내 딸을 해하려 했다. 거기에다 심씨 가문을 역모로 몰아붙이기까지 했지. 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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