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백세민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욕먹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심화영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한다.”
백세민은 너무 쉽게 승낙하는 심화영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고 심화영은 그런 백세민을 보며 마음속으로 너무 미안했다.
전생에 백세민은 최선을 다해 그녀를 보호했지만 심화영은 삼황자와 유씨 부인의 말을 믿고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면서 심지어 삼황자와 함께 그를 모함하는 데 가담했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백세민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 몸을 휘청였다.
“왜 그러시는 겁니까? 좀 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백세민은 깜짝 놀라면서 본인도 전강훈에게 영향받은 게 아닌가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조금 전까지 위선을 떠는 게 아닐지 의심하던 심화영을 걱정할 리가 없을 것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이미 손을 뻗어 심화영을 부축하고 있었다.
심화영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백세민에게도 말할 수 없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마침 네가 도와야 할 일이 있다. 그리고 나와 함께 다니면 누군가는 기피할 수 있을 터니 몰래 숨어서 동행하도록 하거라.”
백세민은 여전히 복잡한 눈빛으로 물었다.
“삼황자 말입니까?”
심화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삼황자 사이에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어떤 일은 한두 마디로 쉽게 해명할 수 없기에 심화영은 부인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참, 혼서를 가지러 왔을 때 자객의 얼굴은 보았느냐?”
백세민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반응하곤 대답했다.
“혼서를 되찾느라 미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허나... 이상하게도 익숙한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어디서 만났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내더냐 여인이더냐?”
심화영의 질문에 백세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사내인 것 같았으나 좀 이상했습니다.”
심화영은 생각에 잠겼다. 백세민은 아는 게 없었고 단향도 이상하다고만 느꼈으며 발자국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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