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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심화영은 고개를 돌려 백세민에게 말했다. “수고스럽지만 대문 앞에 이런 내용의 방을 붙이거라. ‘심씨 가문의 셋째 낭자가 오늘 위아래 구분도 없이 제 어미를 거칠게 치고 달려들었으며, 이는 송연정을 지키겠다는 명목 아래 하늘이 노할 짓을 저지른 것이니, 이에 삼십 대의 형장을 내렸고 살점이 터지고 피가 낭자하였도다. 셋째 낭자의 행실은 짐승만도 못하니, 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 없을지어다’, 이렇게 말이다.” 백세민은 그녀의 눈빛을 마주하자 가슴이 철렁했다. 그 눈에 서린 서릿발 같은 살의가 등줄기를 차게 만들었다. “그,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적을 건 없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그쪽에서 먼저 잘못한 일이 있긴 하나...” 그녀가 자신을 저리까지 깎아내리는 말에 백세민조차 당황해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백세민은 말을 끝내고 나서야 문득 깨달았다. ‘내가... 내가 지금 셋째 아가씨 편을 든 건가?’ 백세민은 침을 꿀꺽 삼켰고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고개를 떨구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거라.” 심화영은 말을 아꼈다. “방을 붙이고 나면 내가 손수 인장을 찍을 것이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유씨 부인을 내려다보았다. “유씨 부인, 지금 당장 후작 댁을 협박할 수 있는 게 더 있다면 미리 다 말씀하시지요. 우리가 그래도 모녀지간 아닙니까. 해드릴 수 있는 건 다 해 드릴게요.” 유씨 부인은 얼이 빠진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쩌다... 어쩌다 저 아이가 이 지경이 된 거지?’ 혼례도 치르지 않은 처녀가 어찌 자신의 명예에 대해 이리 함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예전 같았으면 부끄러워 눈도 못 마주쳤을 아이가 이젠 아예 벼랑 끝에서 뛰어내릴 셈인 듯했다. 말 그대로 자포자기였다. 유씨 부인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 결국 심철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대감, 화영이의 앞날을 정말 이대로 포기하실 겁니까? 아직 시집도 가지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망쳐놓고 어찌 평생을 살아간단 말입니까!” 심철호도 마음은 무거웠다. 그 역시 심화영을 막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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