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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심철호는 심진성에게 문을 닫으라고 눈짓을 줬다. 그런데 그럴수록 심화영의 가슴이 더욱 답답하게 옥죄어왔다. 심철호가 이렇게까지 숨기려 드는 걸 보면 바깥에 절대 새어나가선 안 될 이야기임이 분명했다. 그만큼 진실이 끔찍하다는 뜻이었다. 밖에 누가 엿듣는 자가 없는지 한참을 살핀 뒤에야 심철호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장공주와 어의 서장우는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소꿉친구였지. 두 사람은 서로 마음도 통하고 혼담까지 오가고 있었다.” 심화영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번쩍 하고 떠올랐다. “장우요? 혹시 장공주의 봉호 ‘장우’가 그 사람 이름에서 따온 겁니까?” 심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하지만 다 듣고 나면 더 놀랄 게야. 당시 전하가 장공주를 보고 첫눈에 반해 상왕께 혼인을 청했고, 결국 서장우와의 혼사는 물거품이 되었지.” “장공주는 전하 앞에서 비를 맞으며 무릎 꿇고 혼사를 물려달라 청했지만, 상왕께서는 태상대왕께서 막 세상을 뜨셨다며 그 청을 거절하셨다. 결국 장공주는 억지로 전하에게 시집가게 된 거지.” 심화영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러니까... 장공주는 상왕께서 전하를 달래기 위해 쓴 하나의 ‘말’이었던 겁니까?” “그렇다.” 군주에게 있어 혈육이라 하여 특별대우는 없다. 모두가 원해선을 총애받는 황실의 공주라 여기고, 그녀가 군주의 은혜 아래 오만하고 까다롭다고 수군댔지만, 그녀 역시 권력 앞에선 오라비의 체면을 위해 희생되어야 할 장기알에 불과했던 것이다. 고윤희가 나직이 물었다. “그럼 장공주가 전하를 미워한 건 그 서장우라는 사람과 갈라놓은 데 대한 원망 때문이었나요?” “그게 전부가 아니지.” 심철호는 고개를 저었다. “장공주는 천성이 자유롭고 강한 여인이다. 억지로 시집을 간 뒤에 죽어도 전하와 같은 방에 들지 않으려 했다.” 그는 조심스레 심화영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 당시 장공주가 전하를 혐오하던 모습이 지금 네가 명양왕을 꺼리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어.” “...” 심화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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