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송해인만 문 옆에 있어서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송해인은 한은찬과 윤시진이 동시에 임지영에게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 윤시진은 임지영을 위해 정장까지 벗어 물을 막아주었다.
임지영은 윤시진을 바라보면서도 한 손으로는 한은찬의 팔을 붙잡았다.
송해인은 아무 표정 없이 시선을 돌렸다. 어차피 지금은 나갈 수도 없으니 차라리 물이 더 크게 쏟아져 그들이 물에 빠져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해인은 갑자기 2층 구석 쪽에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실루엣을 보니 두 명의 남자 같았다.
이곳의 불빛과 유리는 신경을 써서 설치한 것으로 모두 특수 과정을 거쳐 만든 것이었다. 2층에 있는 사람은 1층의 모든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지만 1층에서 2층을 보면 어떤 각도에서든 위층에 있는 사람을 실루엣으로만 희미하게 볼 뿐이었다.
송해인은 앞에 선 그 남자의 모습이 왠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심지어 상대방도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회자는 1층 책임자이기도 했기에 그 상황을 보고 감히 웃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릎을 꿇다시피 사과하면서 직원들을 시켜 서둘러 수건을 가져오게 했다.
그러고는 얼른 기술자를 불러 뒤에 가서 검사하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닫혔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많든 적든 물을 맞은 상태였다.
송해인은 스프링클러가 때마침 고장 난 것은 그야말로 하늘이 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훨씬 통쾌해졌다.
그녀가 고개를 들고 2층을 다시 쳐다보았을 때 방금 구석에 서 있던 남자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이때 기술자가 부랴부랴 돌아와 사회자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그 순간 사회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윤시진이 머리의 물방울을 닦으며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말하자, 사회자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화재 경보 시스템이 갑자기 고장이 났어요. 이미 수리했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당연히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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