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공개하지 않은 약품 개발 프로젝트는 전부 회사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었다. 프로젝트 자료를 보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했다.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송해인과 한은찬밖에 없었다.
송해인은 손이 미끄러져서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심호흡하면서 감정을 추슬렀다.
한은찬은 송해인이 누구보다도 약품을 개발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애인에게 더 좋은 직급을 주기 위해 송해인을 마구 짓밟았다.
한 시간 전, 연구개발부에서 임지영을 감싸던 한은찬을 떠올리면 화가 솟구쳐 올랐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송해인을 노려보면서 임지영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한은찬...”
송해인은 주먹을 꽉 쥔 채 중얼거렸다.
“개 같은 놈, 감히 내 약품에 손을 대?”
유현숙이 주방에서 나오기 전에 휴대폰을 감추고는 지팡이를 짚고 계단 쪽으로 향했다.
“사모님, 과일을 드시고 올라가세요.”
송해인은 그릇에 담긴 과일을 힐끗 쳐다보았다. 유현숙은 오래 두어서 썩은 과일을 대충 썰어서 그녀에게 건넸다.
“입맛이 없어서 별로 먹고 싶지 않아요. 버리든 말든 알아서 하세요.”
말을 마친 송해인은 앞으로 걸어갔다. 유현숙은 그녀의 지팡이에 부딪힐까 봐 두려워서 멀찍이 피했다.
송해인은 계단 쪽으로 가면서 주방 안을 쳐다보았다. 유현숙은 싱싱하고 잘 익은 과일을 남겨두고 혼자 먹으려 했을 것이다.
이제는 유현숙을 쫓아낼 때가 되었다.
유현숙은 송해인이 앞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싱싱한 과일을 남겨두고 썩은 과일을 가져왔다.
아마 한은찬이 바쁠 때 한준서와 한진희를 제대로 보살펴 주지 않았을 것이다.
방으로 돌아온 송해인은 다리에 침을 놓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움직여 보니 완전히 나은 것 같았다.
유현숙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서 다급히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방금 전화가 와서 준비하고 있으라고 했어요. 저녁에 같이 한씨 원림에 가서 밥을 먹는대요. 집에 손님을 초대했으니 잘 차려입으라고 당부했어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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