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차는 도심을 벗어나 교외의 한 묘지에 멈춰 섰다.
송해인이 오늘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친어머니의 묘였다.
막 차에서 내리자 그녀의 휴대폰에 정채영의 전화가 걸려 왔다.
“해인아, 도착했어?”
“응, 방금.”
“잘됐다, 나 대신 아주머니께도 인사 드려줘.”
정채영은 오전에 시간을 내기 힘든 유명한 감독을 만나야 해서 함께 오지 못했다. 대신 미리 준비해 둔 흰 국화꽃 두 다발을 차에 넣어두었는데 지금 그 꽃을 안고 있는 건 송해인이었다.
마침 전화기 너머에서 누군가 “이 감독”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송해인은 황급히 목소리를 낮췄다.
“채영아, 일 보러 가. 나 이만 끊을게.”
벌써 5년이나 지났지만 송해인에게 이 묘지는 조금도 낯설지 않았고 예전에는 자주 찾아와 마음속 이야기를 고스란히 어머니께 털어놓곤 했었다.
그녀는 한 번도 묘지가 으스스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이곳에 잠든 이들은 누군가가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가족 혹은 사랑하는 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묘 앞에 다다른 송해인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분명 누군가가 정성껏 돌보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옆에 막 세운 새 묘보다도 더 깔끔하고 새로워 보였고 묘비 앞에는 이미 꽃이 놓여 있었다.
그것도 방금 놓은 듯 싱싱했다.
송해인은 누군지 궁금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도 오래됐고 예전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 연락조차 끊겼고 친척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송해인은 자신이 가져온 꽃을 내려놓고 묘비 위 어머니 송장희의 영정을 바라보다 코끝이 시큰해져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엄마, 불효한 딸이 이렇게 오래 지나서야 찾아왔어.”
송장희가 세상을 떠날 당시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였다. 이름은 ‘장희’라 불렸지만 그 짧은 생은 즐거움보다 고통이 더 많았다.
영정 속 어머니는 여전히 젊고 아름다웠으며 눈매는 강처럼 온화했다.
송해인이 어머니 성을 따라 송 씨가 된 이유는 아버지 임서한이 데릴사위였기 때문이다.
임서한은 본래 할아버지 송흥익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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