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점심시간.
“너 단톡방 봤어?”
연이정이 밥을 받아 들고 서나빈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니, 보기 귀찮아.”
시큰둥한 표정의 서나빈을 보고 연이정은 내심 감탄했다.
“나도 이런 일 겪었을 때 너의 절반만큼만 침착하면 좋겠다.”
연이정은 맛있게 밥을 먹기 시작하며 말했다.
“네 책상 위에 있던 그 원고, 그날 휴가 낸 현진 씨가 실수로 올려놨다더라. 새로 온 인턴이라서 아마 개념이 없었나 봐. 자리도 착각했고.”
“응.”
아까 들어올 때만 해도 대부분의 시선이 예전만큼 따갑지 않았다. 그래도 다들 서나빈에게 함부로 다가가지는 못했다.
“그나저나, 오늘 대표님한테 혼난 거야? 나올 때 넋 나간 줄.”
연이정의 수다는 멈추지 않았다.
“혼나는 게 당연하지. 그 얼음장 같은 얼굴을 봐봐.”
서나빈이 중얼거렸다.
연이정이 낮게 말했다.
“그런데 우리 대표님 원래 사람 잘 안 혼내.”
“그래? 네가 그 미모에 홀린 건 아니고? 너 그렇게 가볍게 살면 안 된다.”
서나빈이 코웃음을 치며 막 젓가락을 내려놓았는데, 고개를 드는 순간 접시를 들고 식판 줄로 다가오는 윤시헌이 보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맞은편의 연이정을 발끝으로 툭 차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마치 아침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연이정은 흠칫 놀라 고개를 숙이고 밥만 먹었다.
“응.”
그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심지원과 업무 얘기를 시작했다.
“방금 우리 얘기 들리지는 않았겠지?”
연이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설마. 그런데 들렸다고 해도 대표 험담 두어 마디 했다고 죽기야 하겠어.”
서나빈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겨우 퇴근 시간이 되자, 서나빈은 요염한 빨간 드레스로 갈아입고 정교하게 화장을 했다. 그리고 바로 지형우의 직장으로 차를 몰아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세웠다.
건물에서 하나둘 퇴근 인파가 나오며 뜻밖의 미인에게 시선이 쏠렸다.
서나빈은 가볍게 웃었다. 노린 효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지형우는 더 대담했다. 그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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