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그 뉴스에 성도현의 손가락이 잠시 멈칫했다.
지난 3년 동안, 그는 가끔 강나연애 대한 단편적인 소식만 들었다.
그녀가 해외 명문 디자인 학교에 진학했다는 소식과 그녀의 작품이 몇몇 소규모 전시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소식, 그리고 그녀가 조용히 귀국해서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설립했다는 소식까지... 모든 소식 한 줄 한 줄이 마치 작은 바늘처럼 성도현의 심장을 가볍게 찌르면서 알 수 없는 짜증과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강나연의 조용하고 독립적인 모습과 윤서아의 시끄럽고 의존적인 모습을 비교하곤 했다.
한때는 그가 투명 인간 취급하며 쓸모없는 짐짝처럼 버려두었던 그 전처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조금씩 눈 부신 빛을 발하고 있는 게 왜인지 모르게 씁쓸했다.
강나연의 그 빛은 성도현의 새로운 삶을 더욱 혼란스럽고 볼품없어 보이게 했다.
일주일 후, 3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최고급 상업 자선 만찬회에는 저명한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들었다.
성도현도 윤서아를 데리고 그 자리에 참석했다.
윤서아는 시선을 끌기 위해 화려하면서도 복잡한 보석이 박힌 드레스를 입었고 정교한 화장은 어딘지 모르게 천박해 보였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서는 일부러 과시하려는 듯한 요염한 분위기가 풍겼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계속해서 그녀에게 머물렀다.
윤서아를 바라보던 성도현은 바라보며 점점 피곤해져만 갔다. 그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행사장 곳곳을 헤매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연회장 입구가 술렁였다.
모두의 시선이 모인 곳에서는 맑고 아름다운 여인의 실루엣이 천천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강나연이었다.
그녀는 간결한 달빛을 뿜어내는 흰색의 새틴 롱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어떤 과장된 장식도 없는 그 드레스는 강나연의 가늘고 아름다운 몸매를 완벽하게 드러냈다.
느슨하게 틀어 올려진 검은 긴 생머리 밑으로 우아하고 하얀 목과 쇄골을 드러났다. 얼굴에는 연한 화장이 얹혀 있었지만 연회장의 그 누구보다 안색이 더 좋아 보였고 침착한 눈빛에서는 자신감 흘러넘쳤다. 절제된 분위기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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