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내가 올린 게시물은 나의 유언인 동시에 결혼 생활을 향한 작별인사이기도 했다.
여론이 정신없이 들끓던 그때, 나는 낯선 도시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강소원도 없고 이도현도 없었다. 그저 조용하고 깨끗한 방과 햇살이 그대로 들어오는 베란다만 있을 뿐이었다.
나는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늘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살았던 나를 내려놓고 온전한 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아무도 내가 누군지 모르는 이곳에서 남은 생을 보낼 생각이다.
이 도시에 막 살게 됐을 때 나는 그 누구와도 교류하려 들지 않았다. 식자재를 사는 것도,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도 전부 최소한의 대화로만 끝냈다.
그런 나의 태도가 영 못마땅했던 건지 사람들은 친절한 얼굴로 다가왔다가 금세 표정을 굳히며 나를 멀리했다.
그래서 너무 다행이었다. 더는 사람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경제활동을 안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집을 마련한 후 남은 목돈으로 작은 화실을 열어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쳤다.
한때는 사람들의 이목과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곳이 아니면 그림을 그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오로지 열정만 담겨있는 눈빛을 보고 있노라니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자유로운 그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위장 사망 대행 회사의 직원이 찾아왔다.
“이도현 씨가 강지유 씨를 찾고 있습니다.”
“저를요?”
나는 헛웃음을 쳤다.
“이미 죽은 사람을 뭐하러 찾는대요?”
“강지유 씨의 갤러리도 찾아가고 강지유 씨의 옛 지인들도 찾아가 행방을 묻고 있다고 합니다.”
직원은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강지유 씨를 찾아낼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요. 저희가 파악한 소식에 따르면 강지유 씨가 자살한 후 이도현 씨는 줄곧 자책과 고통 속에서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이 시신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 뒤에도 못 믿겠다며 직접 사람을 고용해 시신을 찾게 했고요.”
나는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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