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인터넷에는 오늘도 이도현의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실의에 빠져 당분간 사찰로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초췌하고 에너지를 다 뺏긴 듯한 이도현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사진을 바라보았다. 분노도 원망도 하다못해 이제는 통쾌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나와는 조금의 관계도 없는 남을 보는 것 같았다.
이도현의 후회와 자책이 진심이라고 해도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선생님, 저 왔어요.”
예준이의 활기찬 목소리에 나는 그제야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늦었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삼촌이 찾아야 하는 물건이 있다고 해서 늦었어요.”
예준이의 뒤에 서 있던 주태오는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오며 웬 대회 자료를 건넸다.
“...저는 대회에 참가할 생각 없어요.”
나의 냉랭한 말에 주태오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물었다.
“왜요?”
“주태오 씨야말로 왜 자꾸 나한테 이런 걸 주는 거죠?”
“선생님의 재능이 너무 아까우니까요. 주제넘은 소리인 건 알지만 과거는 그저 과거에만 묻어둬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태오는 다시금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느끼지 못하셨겠지만 저는 확실히 봤어요. 그림을 그릴 때 선생님의 눈동자가 얼마나 빛이 나는지. 포기하지 마세요. 더 많은 사람들한테 선생님의 그림을 보여주세요.”
“...”
그날 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천천히 붓을 들었다.
캔버스 위로 시원한 바다가 생겨나더니 점차 따스한 햇볕을 내뿜는 태양도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해수면에 비친 나의 모습도 드러났다.
그림을 다 그린 나는 붓을 내려놓다가 문득 깨달았다.
지금 이 그림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해 그렸다는 것을.
대회 당일, 나의 작품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와 인정을 받았다.
의도치 않게 숨겨졌던 재능이 다시금 사람들 앞에 드러났다. 이제야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의 나는 대회에 참가한 일로 평화로웠던 일상이 한순간에 와장창 깨지게 될지도 모른 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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