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그는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강소원을 밀쳐버렸다. 강소원은 주태오를 보더니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강지유, 이래서 갑자기 사라졌던 거야? 이제는 다른 남자가 생겨서?” 그녀는 되지도 않는 망상을 하며 나와 주태오를 번갈아 보았다. “대체 언제부터야? 둘이서 언제부터 계획했냐고.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새로운 남자가 생겨서 도현 오빠를 버린 거지? 오빠도 네 본모습을 알아야 하는데!” 주태오는 나와 아이들을 뒤로 숨기며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여기는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공간입니다. 할 말 있으면 나가서 하세요. 애들 놀라게 하지 마시고.” 강소원은 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았다. “둘이 언제부터 만났어요? 강지유가 먼저 꼬시던가요? 함께 살아줄 테니 죽은 척하는 거 도와달라고 하던가요?” 나는 놀란 아이들을 품에 끌어안으며 달래주었다.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강소원은 나의 모습에 더 열이 받은 건지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강지유, 내가 널 이대로 놔줄 것 같아? 내가 당했던 것처럼 너도 똑같이 당해봐야 해! 나보다 더 비참해져야 한다고!” “이보세요. 말 좀...” 주태오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하려는 그때, 화실 안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쳐들어왔다. “지유야!”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도현은 나를 발견하자마자 행여라도 내가 사라질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시선을 계속 내게만 고정했다. 그의 얼굴에는 기쁨과 후회, 그리고 깊은 죄책감이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 살아 있었어...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강소원은 이도현을 보더니 갑자기 배를 끌어안으며 그에게 기댔다. “오빠, 언니가 나 때리려고 했어. 나는 그냥 왜 나를 사지로 몰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던 것뿐인데 막 나한테 나가라고 하면서...” 그녀는 순식간에 피해자가 된 것처럼 눈시울을 붉혔다. “나 지금 만삭인데... 그런데도 나한테 무력을 쓰려고 했어. 언니가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