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전시회가 끝날 때까지도 유하준은 정다혜와 말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그녀를 따라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아버지라는 세 글자를 보며 결국 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부자는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정적 속에서 오직 서로의 숨소리만 들렸다.
마침내 전화 너머의 유민호가 물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돌아올 생각이 없는 거야?”
유하준과 유민호의 관계는 사실 각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도 적었기에 부자간에는 공감대가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
게다가 유민호는 엄격한 성격이라 먼저 아들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며 부자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기에 지금 유민호가 먼저 자신에게 질문하자 유하준은 다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잠시 침묵한 후에 대답했다.
“돌아갈 거예요. 하지만 제 답을 먼저 찾고 싶어요.”
그는 정다혜가 아직 자신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생각이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전화 너머의 유민호는 이 말을 듣고 처음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너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냐?”
그 답은 유민호 같은 제삼자도 알고 있는데 하물며 당사자인 유하준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나 유하준은 아무 대답도 없이 조용히 전화를 끊고 밖을 응시했다.
저 멀리서 정다혜가 마지막 관람객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보다 한참 더 먼 곳에서는 제어력을 잃은 차 한 대가 정다혜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유하준의 손에 있던 핸드폰이 땅에 떨어졌지만 그는 이미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정다혜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며 외쳤다.
“조심해! 빨리 피해!”
그러나 그녀의 몸은 극도의 공포로 굳어 버린 상태라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쾅!
차가 들이박기 직전 뒤에서 날아온 강렬한 충격이 정다혜를 밀쳐냈다.
순간 튀어 오른 피가 정다혜의 눈가를 붉게 물들였다.
정다혜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자신을 구한 사람을 돌아보려 했지만 눈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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