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병원 안.
산전 검사를 대기하는 줄이 길어 한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야 임다영 차례가 되었다.
“의사 선생님, 아기는 괜찮나요?”
임다영은 초조한 마음으로 의사의 대답을 기다렸다.
임다영은 임신한 것도 너무도 뜻밖이었고 자신 탓에 유산할 뻔했던 전력이 있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의사 말대로 보양 약도 먹고 잘 쉬긴 했지만 그래도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다영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자궁 속 태아는 지금 두 달 정도 되었고 정상적으로 심박도 들립니다. 발육 상태도 괜찮습니다.”
의사의 말에 임다영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배를 쓰다듬었다.
아이가 건강하기만 하면 그뿐이었다.
“다만 앞으로도 몸 관리를 잘하세요. 영양 섭취와 수면이 중요합니다.”
임다영은 연거푸 감사 인사를 하고 검사 기록을 쥔 채 진료실을 나왔다. 전문 용어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 속에 보이는 작고 연약한 태아를 보자 가슴이 벅찼다.
‘몇 달만 지나면 조그만 모습이 되고, 걸음마도 배우고, 어느 날은 비틀비틀 걸어와서 고사리손으로 껴안고는 또렷하게 날 엄마라고 부르겠지.’
그 장면을 떠올리자 임다영은 말로 다할 수 없는 행복에 젖었다.
설령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닥쳐도 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 모든 것은 가치 있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이와의 미래를 상상하며 정신없이 걸음을 옮기던 그때, 임다영은 누군가가 뒤에서 몰래 따라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임다영이 산전 검사 결과지를 접어 가방에 넣고 병원을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돌진해 와서 그녀를 밀쳐내더니 가방을 낚아채 달아났다.
임다영은 비틀거리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 가방 안에는 값나가는 물건들, 휴대전화와 지갑이 모두 들어 있었다.
“야! 멈춰! 내 가방 돌려줘!”
임다영이 소리치며 뒤쫓았지만 도주자는 허약한 뒷모습으로 골목 안쪽으로 달아났다.
임다영이 계속하여 추격할까 말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 뒤에서 악의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다영, 이 못된 년아, 오랜만이구나!”
그 목소리를 듣고 돌아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