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송가빈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저더러 대표님 방에서 자라고요?”
“응.”
“그럼 대표님은 어디서 주무실 건데요?”
“난 알아서 잘 테니까 걱정하지 마.”
송가빈은 반신반의한 얼굴로 정찬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이에요?”
정찬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더니 재촉하듯 말했다.
“빨리 이방부터 나가자. 이 대표님의 술 냄새가 너무 세서 머리가 아파.”
송가빈은 문득 정찬수의 감기가 아직 낫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열이 내렸는지도 모르니 따라가서 확인해보긴 해야 했다.
정찬수의 방은 매우 단출했다. 송가빈의 방처럼 깔끔하게 정돈된 것과 달리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듯 모든 용품이 거의 일회용이었다.
일회용 슬리퍼, 일회용 목욕 가운, 심지어 면도기까지 일회용이었다.
정찬수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고서아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송가빈을 힐끗 바라보고는 베란다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서아야, 무슨 일이야?”
그러나 전화 너머에서 고서아가 아니라 박동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찬수야, 너 혹시 나를 차단했어?”
정찬수는 냉소를 지으며 부정하지 않았다.
“무슨 일인데?”
“아니, 너에게 아무리 전화해도 안 받길래. 처음에는 바빠서 방해금지 모드를 켜 놓은 줄 알았는데 이틀이나 지나도 전화가 통하지 않는 거야. 그런데 서아 핸드폰으로 전화하니까 바로 받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정찬수는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블랙리스트를 열었다.
그러자 박동진의 이름이 리스트에 떡하니 놓여 있었다.
정찬성이 가볍게 말했다.
“내 여자친구가 방해받는 거 싫어해서. 특히 너한테.”
박동진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역시 네 여자친구 눈 밖에 났구나. 내 연락처를 아예 차단할 정도로 내가 싫은가 보네.”
“너를 보고 싶어 하지도 않아.”
“그 정도로 나를 미워하는구나...”
“안 보면 그만이지. 두 사람 굳이 만날 이유도 없잖아.”
박동진은 그래도 친구끼리 앞으로 안 볼 사이도 아니고, 관계를 좀 완화하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네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