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정찬수는 약을 마시고 나서 오히려 상태가 더 안 좋아졌고 방금까지만 해도 송가빈과 옥신각신할 힘이 있었는데 약기운이 돌자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고 화면에 뜬 이름은 ‘용맹한 호랑이’였다.
‘이건 무슨 이름이야... 박동진이 ‘들개’면 ‘용맹한 호랑이’는 또 누구냐고.’
송가빈은 정찬수를 툭툭 건드렸다.
“전화 왔어요.”
그는 눈을 살짝 떠서 휴대폰 화면을 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큰형수님이에요. 아마 출발하라고 재촉하려고 전화했을 거예요.”
“안 받아요?”
“가빈 씨가 대신 좀 받아 줘요. 저 이미 떠났고 곧 도착한다고 전해 줘요.”
정찬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소파에 꼬꾸라졌다. 그래서 송가빈은 별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정 대표님께서 지금 전화를 받기 좀 어려우셔서 제가...”
그때 수화기 너머에서 시원하고 깔끔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이 찬수의 여자 친구예요?”
“아닙니다.”
“그럼 누구예요?”
여자는 장난기 섞인 웃음을 흘렸다.
“레베카의 목소리는 아니네요.”
“저도 웨슬리 호텔의 직원이에요. 이번에 제가 대표님을 모시고 서경시에 같이 온 거고요.”
“아, 부하 직원이에요?”
“네.”
“부하가 대표님 전화를 함부로 받아도 돼요? 아니면 대표님이 허락한 건가...’
그때 한 남자 목소리가 끼어들었는데 정찬혁 같았다.
“너무 몰아붙이지 마. 애 놀라겠다.”
여자는 호탕하게 웃었다.
“찬수가 마음에 둘 정도면 쉽게 놀랄 애는 아닐걸?”
“아무튼 좀 살살해.”
여자는 다시 송가빈에게 말했다.
“저 지금 호텔 1층에 있어요. 짐 다 챙겼으면 빨리 내려와요.”
“직접 오셨나요?”
“네. 찬수를 십 년 넘게 정신 못 차리게 만든 여자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요... 아, 왜 잡아당겨?”
정찬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니까...”
“알았어, 알았어. 아무튼 빨리 내려와요!”
그리고 전화가 끊었다.
송가빈은 소파에 늘어진 채 누워 있는 정찬수를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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