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화
“네가 직접 물어봐. 진짜인지 아닌지.”
서대호가 고개를 돌려 송가빈을 똑바로 바라봤다.
“박 대표랑 이혼하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우리 찬수 형은 깨끗한 총각이라고요. 잘생겼지, 키 크지, 돈도 많아. 그런데 왜 싫은 거예요?”
송가빈이 곧장 받아쳤다.
“서대호 씨, 혹시 남자 좋아하세요?”
하얗던 서대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참... 직설적이시네.”
“집에서는 허락해요?”
시끄럽던 그의 입이 순간 다물어졌다.
송가빈도 짐작했다. 서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데 노골적으로 막진 않더라도 이런 일을 공공연히 드러낼 수는 없겠지.
서대호가 한숨을 길게 토했다.
“그래서 난 이 녀석이 부러워요. 나처럼 십수 년 고생했지만 얜 언젠가 구름 걷히고 달 볼 날이 올 거잖아요. 난 평생 햇빛을 못 볼 거고.”
송가빈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위장결혼 생각은 없으세요?”
정찬수가 바로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자기 쪽으로 훅 끌었다.
“너, 설마 진짜로 할 생각이야?”
잠깐 눈을 반짝이던 서대호는 곧 시무룩해졌다.
“그러고 싶긴 한데 가빈 씨는 안 돼요. 나 찬수 형한테 갈기갈기 찢겨 죽을걸요.”
정찬수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시계를 흘끗 봤다.
“가정법원 직원들 출근까지 7시간도 안 남았어. 시간 빠듯하겠다.”
서대호가 재촉했다.
“그럼 빨리 가. 중요한 일부터 끝내고 그다음에 가빈 씨가 나를 선택하겠다면 나야 받아들일 수밖에... 아야!”
정찬수가 그의 머리에 꿀밤을 한 대 먹이고는 송가빈의 손목을 잡아끌어 차에 태웠다. 안전벨트를 채우자마자 차는 화살처럼 튀어 나갔고 매캐한 배기가스를 뒤집어쓴 서대호가 뒤에서 욕을 퍼부었다.
백미러로 그를 힐끗 본 송가빈이 물었다.
“혹시, 서대호 씨 일부러 부른 거예요?”
정찬수가 잠깐 생각하더니 무슨 얘긴지 알아챘다는 듯 싱긋 웃었다.
“내가 아니야. 아마 우리 큰형이 시킨 걸 거야.”
“네? 그분이 왜...”
“쯧.”
정찬수의 눈에 장난기가 번졌다.
“자꾸 눈앞에서 얼쩡거리니까 거슬렸겠지.”
송가빈은 곧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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