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화
임수연과 정면으로 맞붙었던 그때도 정찬수가 옆에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송가빈은 지난 세월 동안 한결같이 단정하고 온화한 박동진의 아내라는 역할을 해왔다.
박동진을 걱정시키지 않으려, 그가 안심하고 밖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심지어는 박재명과 강영란이 원하는 며느리 상에 맞추려 스스로를 억누르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자신이 누구였는지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오직 정찬수와 티격태격할 때만이 비로소 속에 쌓인 답답함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억눌린 삶 속에서 작은 숨구멍을 찾은 듯했다.
송가빈이 고개를 들어 바라본 곳에는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머금은 정찬수가 있었다.
노점상은 이런 백발백중인 여자를 처음 보는 듯 투덜거리며 방금 그녀가 맞혀낸 경품을 내밀었다.
그걸 받아 든 건 당근이었다.
“우리 딴 거 하자고. 가빈 씨 너무 잘하시잖아. 이렇게 다 가져가면 사장님 밥줄이 끊겨.”
올클은 옆 사격장의 벽면 가득 붙은 작은 풍선들과 그 옆에 줄지어 걸린 사람 키만 한 인형들을 흘낏 바라봤다.
“저거 해볼래?”
“안 돼.”
이때 우현석이 손을 내저었다.
“너랑 찬수는 둘 다 저격수 출신이잖아. 그건 반칙이지. 장사하는 사람도 먹고살아야지 않겠어?”
당근이 얼른 손을 들었다.
“내가 제일 못하니까 내가 할게. 근데 나 혼자 하면 재미없잖아. 가빈 씨, 우리 같이할래요?”
“좋아요.”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해!”
박동진은 성큼 다가와 송가빈의 손을 거칠게 잡아끌더니 어깨까지 움켜쥐었다.
“송가빈, 내가 데려다줄게.”
“잠깐만.”
우현석과 올클이 동시에 나서 박동진을 떼어냈다. 이에 박동진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다.
“박 대표님, 이미 이혼하셨잖아요. 남자답게 좀 굴어요. 언제까지 질척댈 거예요?”
우현석이 차갑게 쏘아붙이자 박동진은 이를 악물며 그를 세게 밀치고는 송가빈의 손을 다시 끌어당겼다.
“가빈아, 우리 가자. 이런 인간들이랑 어울리지 마.”
“박동진.”
두 발짝 끌려 나가던 송가빈은 멈춰 섰다.
그 의도를 눈치챈 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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