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화
송가빈이 멍하니 굳어있자 서다인이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찬혁 씨 왜 나랑 똑같은 말을 해? 마치 우리 둘이 짜고 온 것 같잖아. 난 계속 가빈 씨 옆에만 있었고 미리 말을 맞춘 적 없어. 하지만 우리가 가빈 씨랑 알고 지낸 것도 벌써 15년이야. 가빈 씨 성격쯤은 잘 알고 있다고. 가빈 씨가 그런 일 없었다고 하면 그건 진짜 없는 거야.”
서다인은 갑자기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근데 말이야, 박동진도 참 이상하지 않아? 그렇게 애써서 사람을 데려가 놓고 정작 본인은 급하게 떠나버렸다니. 뭐가 그리 급했을까?”
정찬혁은 안경을 밀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그건 내 동생한테 물어봐야겠지.”
서다인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찬수가 또 무슨 수를 쓴 거야? 빨리 얘기해 봐!”
정찬혁이 담담히 대답했다.
“별건 아니야. 가빈 씨가 실종된 게 너무 갑작스러워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거든. 그래서 그냥 자기가 키우던 개 세 마리를 32층에 올려뒀을 뿐이야.”
“웨슬리 호텔 32층에? 왜 하필?”
정찬혁은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박재명이 개를 무서워하니까.”
“뭐?”
“가빈 씨가 예전에 키웠던 강아지도 박재명이 독살했어. 하지만 법적으로 제대로 처벌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며칠 구류만 살고 풀려났었지. 그 일이... 사실상 가빈 씨와 박동진이 완전히 갈라선 직접적인 이유였잖아.”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임수연이 이혼을 결심하게 한 계기라면 송이가 죽은 건 마지막 남은 정을 완전히 끊어낸 사건이었다.
정찬수는 그때 법적으로는 개를 독살한 사람을 처벌할 길이 지금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박재명도 독극물 투입죄로 며칠 구류된 게 전부였다.
하지만 송가빈은 정찬수가 반드시 그녀와 송이의 원한을 갚아주겠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송가빈은 다시 시훈시로 돌아가 일에 매달렸으며 송이의 유골을 정리한 뒤 과거와도 이별하는 법도 배웠다.
그러다 정찬수와 함께 서경시로 가게 되었고 또 레이징 호텔 사건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송가빈은 아직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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