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엘리베이터를 막 내리려던 참, 정찬수가 송가빈을 발견했다.
그는 한 팔로 송가빈을 가볍게 끌어당기더니 아무 말 없이 다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64층 버튼을 눌렀다.
“저... 프런트에 가서 객실 하나 잡으려고요.”
송가빈이 조심스레 말했다.
“오늘 밤은 제 방에서 주무시죠.”
“괜찮습니다.”
“박동진 지금 시훈시에 있어요. 혹시라도 객실 문 앞에서 무릎 꿇고 기다리겠다고 나서면 가빈 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주무실 수 있겠어요?”
“...”
“제 방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그 자식이 찾아와도 제가 내보낼 거예요. 저와 제 여자 친구의 시간을 방해하지 말라고요.”
엘리베이터 층수가 천천히 올라갔다. 송가빈은 억지로 말리려다 결국 고개를 돌려 층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찬수는 강아지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너희들 아주 잘했어. 내일 너희 엄마가 닭 다리 하나씩 챙겨줄 거야.”
강아지들이 혀를 내밀며 해맑게 웃었다. 정찬수는 손에 묻은 침을 강아지 털에 쓱 닦으며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송가빈은 시훈시에 온 뒤로 64층에 가장 오래 머물렀다. 탕비실 대신 여기서 일하며 정찬수의 부탁으로 ‘동물원’을 만들고 강아지를 돌봤다.
이젠 이 방이 꽤 익숙했다. 그녀는 먼저 강아지들의 목줄을 풀어주며 자유롭게 뛰놀 수 있게 했고 이어 사료와 물을 챙겨주었다.
잠시 후 초인종이 울렸다. 레베카가 직접 야식을 들고 와서는 조심스레 말했다.
“새우랑 가리비 들어간 죽이에요. 대표님께서 특별히 주문하셨어요.”
정찬수가 식판을 받아 들며 눈짓했다. 레베카는 빠르게 눈치를 채고 조용히 문밖으로 물러났고 문까지 닫아주었다.
그러자 정찬수가 말했다.
“가서 식사하세요.”
“배 안 고파요.”
“배가 안 고파도 먹어야죠. 오늘 하루 종일 저 대신 사람들 상대하랴, 강아지 돌보랴 고생 많으셨어요. 직원이 과로로 쓰러지면 그건 산재잖아요. 저는 그런 책임은 못 져요.”
그는 그녀에게 죽을 한 그릇 덜어주고 말했다.
“멍하니 서 계시지 말고 손부터 씻어요. 오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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