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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송가빈은 별로 입맛이 없었다. 겨우 몇 숟갈 떠먹은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 거실 소파에서 잘게요.” 정찬수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했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송가빈은 눈치챘다. 그가 하려던 이야기는 분명 오늘 디징 타워에서 있었던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원하는 건 가식적인 위로가 아니었다. 그저 잠시 아무런 말도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었다. 다행히 이번만큼은 정찬수도 고집부리지 않았다. “푹 쉬어요.” 그 한마디만 남기고 조용히 침실로 들어갔다. 송가빈은 소파에 누워 오랜 시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속에서조차 오늘의 일이 떠올랐다. 꿈속에서 디징 타워 꼭대기에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이었다. 이때 비바람이 몰아쳤다. 차가운 빗방울이 옷 사이로 파고들고 매서운 바람은 마치 칼날처럼 피부를 후벼팠다. 수많은 기자가 그녀를 향해 셔터를 눌러댔고 마이크를 들이밀며 외쳤다. “사모님, 박동진 씨와 임수연 씨의 결혼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머릿속은 온통 혼란뿐이었고 송가빈은 그저 물었다. “박동진은... 어디 있죠?” 그때, 사람들 사이가 갈라졌다. 길게 뚫린 그 틈으로 박동진이 임수연을 안고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다. “박동진!” 송가빈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 듯, 임수연을 품에 안은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곧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그 순간,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송가빈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현실로 돌아온 그녀는 시훈시의 밤하늘에 이미 장대비가 퍼붓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창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거실 소파까지 축축하게 젖었고 비바람이 얼굴과 어깨에까지 흩뿌려져 있었다. 송가빈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그러니 꿈에서 꼭대기에 서 있었구나... 비를 맞은 거였네.’ 휴대폰은 여전히 끈질기게 울리고 있었다. 화면에는 양유정의 이름이 떠 있었다. ‘이 밤중에, 무슨 일이지? 혹시 비를 맞아 우산이라도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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