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이 비밀은 송가빈과 양유정, 두 사람이 십 년 넘게 숨겨왔고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던 이야기였다.
양유정은 조용히 말했다.
“가빈아, 너랑 박동진 사이가 이렇게 된 거, 아마 내 일이 원인일 거야. 친구로서... 너희가 오해로 멀어지는 걸 그냥 두고 볼 순 없었어.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미 되돌리기 어려워진 것 같아. 내가 뭘 하면 너한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날 밤에 있었던 일, 전부 다 박동진 씨한테 말했어. 이제 남은 건... 너희 둘이서 결정해야 해.”
통화기는 다시 박동진의 손으로 넘어갔고 수화기 너머로 그의 숨소리가 느껴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듯 말없이 침묵했다.
결국 송가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유정이 일은... 제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아니면 나도 가만 안 있을 거야.”
박동진의 목소리는 지치고 힘없는 게 티가 났다.
“이 상황까지 왔는데... 네가 나한테 처음 하는 말이, 또 날 의심하는 거냐.”
“네가 날 속였고 나도 너한테 숨겼잖아. 그러니까 네 논리대로 하면 우리 이제 비긴 거지.”
“지금 난... 네가 어디 있는지만 알고 싶어. 무사한지만.”
“친구 집이야. 안전한 데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거짓말. 유정이한테 다 확인했어. 너 시훈시에 친구 없잖아. 일부러 나 피해서 숨은 거잖아. 괜찮아, 주소만 알려줘. 나 안 갈게. 정찬수 시켜서 데리러 가게 할게.”
“...”
“가빈아, 오늘 바람도 세고 비도 많이 와. 네가 혼자 있다는 생각에... 진짜 마음이 놓이질 않아. 유정이도 마찬가지고.”
“...”
“그럼... 유정이한테 핸드폰 넘길게. 유정이가 데리러 가면 되잖아. 그건 괜찮지?”
그 순간, 송가빈은 빠르게 대답했다.
“유정이까지 끌어들이지 마. 지금 촬영 중이야. 그리고 나 진짜 안전한 데 있어. 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이 누군가에게 휙 하고 빼앗겼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어느새 정찬수가 그녀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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