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2층으로 올라가던 송가빈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부엌으로 가 각종 과일을 접시에 담았다. 그러고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똑똑.
안방 문을 두드리자 안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송가빈은 대답 대신 더 세게 문을 두드렸다.
“뭐야? 누구야...?”
임수연이 잔뜩 겁먹은 얼굴로 박동진의 팔에 찰싹 달라붙었다.
“아무래도 우리 집 도우미인 것 같아.”
“도우미가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문을 두드려?”
“곧 비 온다고 창문 단속이라도 해주러 왔나 보지.”
박동진은 그렇게 말하며 임수연을 떼어낸 후 천천히 문 쪽으로 다가갔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박동진은 지금 잠옷을 입은 채로 있었다. 그는 짜증이 조금 섞인 얼굴로 문을 두드린 상대를 바라보았다.
“늦은 시간에 집으로 찾아와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행동은 앞으로 삼가... 송가빈? 가빈이 네가 왜... 여기 있어?”
송가빈은 그의 당황한 표정에 속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 자기랑 같이 자려고 왔지. 과일만 먹고 우리 아이 만들 준비할까?”
박동진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아버렸다.
“왜, 싫어?”
송가빈이 차갑게 웃으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혹시 내가 애인이랑 재밌게 놀고 있는데 방해한 거야?”
그때 임수연이 박동진의 곁으로 다가왔다.
“자기야, 얘기 아직 안 끝났어?”
‘자기야’라는 호칭에 송가빈의 얼굴이 한층 확 차가워졌다.
“또 만났네요, 수연 씨? 과일 좀 먹을래요?”
임수연의 얼굴이 한순간에 질려버렸다.
“사... 사모님?”
“맞아요. 나, 수연 씨가 알고 있는 그 사모님 맞아요. 그리고 여기 서 있는 이 남자의 와이프도 맞고요. 놀랐어요?”
임수연은 많이 당황한 듯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저... 몰랐어요. 두 사람이 부부인 줄 정말 몰랐어요...”
박동진은 이를 꽉 깨물더니 송가빈의 손을 잡고 바로 옆에 있는 손님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쾅 소리 나게 문을 닫았다.
“누가 보면 우리가 불륜인 줄 알겠어? 네 애인이 속상해할까 봐 나를 이곳으로 격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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