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옛날 일을 추억하다 보니 그 그리움 때문인지 심유나의 눈은 언제부턴가 반짝이고 있었다.
심유나가 말한 인물을 떠올리려 애쓰던 설인아는 결국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네.”
고등학교 때에도 공부만 하느라 다른 사람에겐 관심이 없었어서 설인아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빼고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심유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너 좋아해서 고등학교 내내 쫓아다녔잖아. 러브레터도 써주고 너한테 신경 많이 썼는데 어떻게 걔를 잊냐?”
“빅쇼 불쌍해서 어떡해. 걔 너한테 들려주겠다고 노래도 녹음해뒀었어. 노래도 꽤 했었는데.”
심유나의 말을 들으니 생각이 날 것 같기도 했다.
“기억이 좀 나는 것도 같아.”
하지만 설인아를 쫓아다녔던 남자들이 몸매, 외모 가리지 않고 워낙 많았어서 설인아는 그의 얼굴은 기억해내지 못했다.
“너 너무 마른 것 같아. 많이 먹어.”
설인아는 아까부터 열심히 고기를 집어 먹는 심유나 앞으로 접시를 밀어놓으며 말했다.
다들 설인아에게 말랐다고들 하지만 설인아 눈에 제일 마른 사람은 심유나였다.
“내 친구가 산다는 데 당연히 많이 먹어야지.”
해맑게 웃던 심유나는 이내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조심스레 물었다.
“인아야, 너 요즘 혹시 가족들이랑 사이 안 좋아?”
“응?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설인아가 젓가락을 움직이던 손을 멈추며 묻자 심유나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묻는 거지.”
‘설며 설연우가 내 일을 고등학교 친구들한테까지 퍼뜨린 건가? 진짜 열심히 사네.’
설인아가 입술을 말아 물자 심유나가 참지 못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그냥... 네가 가족들 좀 아꼈으면 해서... 인아야, 가족이 있어야 행복한 거야.”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나도 알아. 잘 지내니까 걱정 마.”
예전 같았으면 설인아도 그 생각에 동의했겠지만 자신을 몇 번이나 지옥 속으로 밀어 넣은 사람이 친아버지라서, 자신의 남자친구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유혹하던 사람이 친동생이라서 설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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