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화
왠지 모르게 그런 시선에 설인아는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설인아는 고개를 돌려 허소윤의 코를 톡 건드리며 말했다.
“장난꾸러기 똑순이.”
이 꼬마는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허소윤은 킥킥 웃었다.
그때, 몸에 딱 붙는 갈색 원피스를 입은 하수연이 계단 난간을 잡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걸을 수는 있었지만 움직임이 아직은 어색해 보였다.
이 모습을 본 하시훈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하수연을 부축하며 눈썹을 찌푸리고 의아한 듯 물었다.
“형부는?”
평소 허문종은 하수연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하수연은 하시훈의 걱정을 눈치채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안심시켰다.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곧 올 거야. 별거 아니니까 걱정 마. 나도 혼자 걸어보고 싶었어.”
허소윤도 서둘러 달려가 하수연의 다른 쪽 손을 잡고 말했다.
“엄마, 천천히 내려오세요.”
허소윤은 하수연이 넘어질세라 조심조심 발을 맞췄다.
역시 딸은 사랑스러웠다.
하수연은 허소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이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응, 알았어.”
허소윤은 하수연의 앞에 놓인 작은 의자를 보더니 어른스럽게도 그녀의 손을 놓고 쪼르르 달려가 치웠다.
그러고는 다시 돌아와 하수연의 손을 잡았다.
설인아는 이 광경을 볼 때마다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허소윤은 정말 귀여운 아이였다.
소파 쪽에서.
하시훈이 하수연을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하수연은 고개를 들어 설인아를 보았다. 눈빛에 잠깐 어색함이 스쳤지만 곧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아 씨, 앉아.”
설인아는 하수연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마지막 치료가 남았어요. 치료부터 끝내고 이야기해요.”
지금도 시간이 늦은데 너무 늦게까지 할 수는 없었다.
하수연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참에 허소윤이 작은 다리로 쏜살같이 설인아에게 사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설인아를 보며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외숙모, 이거 드세요~”
허소윤은 그녀를 부르고 나서 하수연이 옆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살짝 엄마의 눈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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