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화
두 사람 사이에 이미 앙금이 생겼던지라 설인아의 거만한 모습만 봐도 설형우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 없었다. 설연우는 설형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계속 말했다.
“아빠가 언니한테 조금만 잘해줘도 우리가 언니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알게 될 거예요. 그럼 언니도 나중에 체면 때문에라도 우리를 외면하지 못하고 도와줄 거예요.”
천작상의 일로 스캔들을 내기만 한다면 설형우는 설인아를 향한 불만이 더 커질 것이었다. 그녀가 양쪽을 적당히 흔들어주기만 한다면 두 사람 사이의 앙금이 풀릴 리가 없었다. 설형우는 잠시 생각에 잠긴 얼굴로 이 일의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그가 침묵하고 있자 설연우는 기름을 부었다.
“언니는 사실 아주 마음이 여린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아빠의 말씀을 거절하지는 않을 거예요.”
설인아가 마음이 여린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간의 일을 떠올리면 설형우와 절대 화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지금 그녀가 해야 하는 일은 단 하나였다. 설형우가 설인아를 더 증오하게 하는 것. 그래야 영설 그룹이 설인아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아예 사라지게 된다. 설형우는 설연우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우리 연우가 이 아빠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구나. 그래. 네가 말한 대로 하지.”
설인아에게 당근을 던져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걱정거리가 사라진 그는 몸을 의자에 기대며 한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설연우는 그런 설형우에게 애교 섞인 말투로 치켜세웠다.
“역시 아빠는 현명하세요. 그러니 저도 이렇게 착하고 똘똘하게 태어난 거죠.”
설형우는 그녀의 말에 기분 좋아진 듯 크게 웃었다. 만약 설인아가 설연우의 절반만 닮았어도 이렇게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설형우를 보는 설연우의 두 눈에 잠깐 서늘함이 서렸다가 사라졌다. 아직도 자신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은 설형우 때문에 이런 쓸데없는 곳에 머리를 굴려야 했으니 말이다.
속으로 이런저런 욕을 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아주 얌전한 척하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설형우와 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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