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장 그녀를 싫어하는 이유

최현아가 말했다. “마침 정우 선배의 회사에 입사할 수 있겠네요. 어차피 다 예전 동기잖아요.” 이서아는 대꾸하지 않았다. 전화벨이 울리자 그녀는 다리를 내리며 말했다. “전화 좀 받고 올게요. 현아 씨는 온천에 몸 담그고 있어요. 저도 이만 돌아가야겠어요.” 최현아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 “지금 휴대폰을 안 가져왔는데, 오늘 저녁에 만나면 카톡 추가해요.” “좋아요.” 이서아는 신발을 신고 나갔다. 온천을 빠져나오면서 그녀는 휴대폰 벨 소리를 껐다. 오후에 혹시 잠들어 버릴까 봐 맞춰 놓은 알람이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임정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를 인수하고 우회 상장하여 앞으로 귀국해서 발전한다는 말이 사실일까?’ 그녀가 스타그룹을 떠난 이후, 유일하게 업계 소식을 전해줄 수 있는 김하나마저 휴가 중이어서 지금 그녀는 업계의 동향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서아는 수원 호텔에서 달빛 아래 그와 만났던 그날을 떠올렸다. 그녀는 자신을 몰래 촬영하던 사람을 잡아 그의 카메라를 버리고 난 후, 더 이상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그가 더는 사람을 보내지 않았는지, 아니면 더 치밀한 사람을 붙여서 알아차리지 못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잠시 서 있자 바람이 불어와 약간 쌀쌀했다. 이서아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다리를 담그고 있으며 치맛자락이 젖어 버렸다. ‘방으로 돌아가 옷이나 갈아입어야겠다.’ 이서아는 돌아가는 길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도우미를 부르지 않았다. 복도의 모퉁이를 지나가고 있을 때, 그녀는 그곳에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 남자와 여자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소윤정과 신강우였다. 소윤정은 갑자기 신강우의 목을 감싸고, 발끝을 들어 그에게 키스하려고 했다. 이서아는 외면하려고 했지만, 신강우가 망설임 없이 소윤정을 밀쳐냈다. 그의 단호한 행동에 이서아도 멈칫했다. 이에 소윤정은 한 걸음 비틀거리더니 벽에 등이 부딪혔고, 고개를 들어 평소처럼 태연하게 웃었다. “키스도 못 하게 해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