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장 궁지에 빠뜨리다

소윤정은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체면도 세워주게 됐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할 말이 없었다. 유지호가 말했다. “다 친구 같은 사이니 이 문제는 여기서 끝내죠. 요리도 다 준비되었으니 내려가서 식사합시다.” 그러자 사람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윤정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혼자서 떠났지만 식사 자리에는 가지 않았다. 이서아는 안심하지 못하고 소윤정을 따라가려 했지만 한수호가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물었다. “어디 가려고? 오후 내내 못 봤는데 나 보고 싶지 않았어?” 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한수호가 이서아를 유혹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서아는 감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단지 조금 전 자신이 경솔하게 말을 해서 한수호의 심기를 건드려 그가 자신을 혼내줄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수호는 유지호와 협력하는 사이인데 이서아는 소윤정의 편을 들어 사람들 앞에서 유지호의 사촌 여동생이 일부러 자신을 궁지에 빠뜨리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서아는 소윤정처럼 유지호와 최현아에게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나중에 유지호가 이 일을 계속 마음에 두고 있으면 한수호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수호는 자신의 일에 민폐를 끼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지난 3년 동안 이서아는 그것을 잘 지켜왔고, 그래서 유산한 것도 한수호에게 말조차 꺼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서아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대표님, 윤정 씨가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제가 따라가 볼게요.” “소윤정의 주량은 네 주량과 비슷해.” 그 말은 소윤정이 위스키 한 잔에 절대 취할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촌 동생이었기에 한수호는 다소 걱정이 되었는지 이서아의 손을 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방으로 돌려보내고 날 찾으러 와.” 이서아는 알았다고 대답한 뒤 소윤정이 떠난 방향으로 쫓아갔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나갔고 한수호도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던 찰나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는 최현아를 발견했다. 최현아는 한수호가 자신을 바라보기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