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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장 내 진심을 짓밟다

유지호였다. “...” 이서아는 즉시 미간을 찡그렸다가 금세 무표정으로 돌아섰다. “유 대표님, 안녕하세요.” “안녕 못해요. 이 유 대표님은 마음이 아파 죽겠어요.” 유지호는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었다. 원래도 단정해 보이는 외모는 아니었는데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띠우자 더욱 방탕해 보였다. “이 비서, 내가 꽃을 그렇게 많이 보냈는데 한 번도 감사하다는 말을 못 들었네요. 주소를 잘못 적은 건가 싶어서 오늘 직접 와봤어요.” 유지호가 불평했다. “그리고 회사 청소부에게 들었는데 매번 꽃을 받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더군요. 이 비서가 내 진심을 이렇게 짓밟는 걸 보니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마음이 아프네요.” 그렇다. 이서아가 SY 그룹에 입사한 이후 유지호는 매일 고급 꽃을 보내왔다. 색이 화려한 튤립, 염색된 흰 장미 등, 매번 화려하게 포장된 꽃다발이었다. 처음에는 전화를 걸어 정중히 거절했고 그다음에는 문자로 거절했다. 네 번째부터는 아예 꽃을 쓰레기통에 버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꽃배달원이 눈앞에서 그 모습을 봤기 때문에 유지호에게 알려주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유지호가 계속 꽃을 보내오는 걸 보며 이서아는 그저 짜증날 뿐이었다. 이서아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말했다. “유 대표님, 그 일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꽃을 보내지 말아 주세요. 꽃값이 비싸니 차라리 그 돈을 아껴서 자선 단체에 기부해 주시기 바라요.” 그러자 유지호는 다리를 내리고 무릎 위에 팔꿈치를 올리며 턱을 괴고 일부러 말했다. “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걸 보내줄까요? 케이크는 어때요? 아니면 밀크티? 이 비서의 이름으로 이 비서 부서에 식사를 대접할까요?” 이서아는 차분하게 말했다. “유 대표님, 정말 그렇게 하신다면 제가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이건 명백한 스토킹 행위입니다.” 그 말을 듣고 유지호는 웃음을 터뜨렸다. 신강우가 휴게실에서 나오면서 유지호를 흘낏 쳐다보고 말했다. “저희 회사까지 와서 제 비서를 괴롭히다니, 유 대표님은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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