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장 앞날이 창창하길 바랄게
이서아는 침착하게 설명했다.
“신 대표님께서 급한 일이 생기셔서 제가 대신 SY 그룹을 대표하여 허정순 어르신께 축하 인사를 전하러 왔습니다. 유 대표님과는 마침 만나서 함께 온 거고요.”
“그럼 여전히 SY 그룹에 다닌다는 말이네.”
한수호의 태도는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는 손에 든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며 잔 속의 붉은 와인이 계속해서 잔벽을 두드리도록 했다.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그 충돌은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서아의 마음도 그 붉은 와인처럼 한수호의 손 안에서 흔들리고 있는 듯했다.
이번이 그들이 진실을 털어놓고 난 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한수호는 자신을 기만한 이서아를 어떻게 대할까?
이서아는 한수호가 술을 그녀 얼굴에 붓는 가장 단순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그녀를 망신시켜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와인잔을 그녀에게 내밀었고 잔을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SY 그룹에서의 앞날이 창창하길 바라.”
이서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앞날이 창창하길 바란다고?’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이서아가 답했다.
“감사합니다, 한 대표님.”
두 사람은 각자의 속마음을 감춘 채 잔을 부딪쳤다.
이서아는 원래 한 모금만 마시려고 했으나 한수호가 잔을 비우는 것을 보고 그녀도 따라 다 마셨다.
“오, 우리 자기. 빈속에 술을 많이 마시면 몸에 안 좋아요.”
이서아는 유지호가 갑자기 끼어들 줄 몰라서 멍해졌다. 하지만 유지호는 그녀의 와인잔을 빼앗아 남은 한 모금을 마셨다.
이서아는 유지호를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쳐다보며 하마터면 미쳤냐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한수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옆에 있던 최현아도 놀라서 물었다.
“오빠, 혹시 이 비서님과...”
유지호는 와인잔을 지나가는 웨이터의 쟁반에 놓으며 웃었다.
“한 대표님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이 비서님을 쫓아다니고 있어서 좀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거든요.”
‘쫓아다닌다고?’
한수호는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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