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장 여자일 것,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들 네 명이 웃으며 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서아는 불편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다행히 최현아가 이때 한수호에게 말했다. “한 대표님, 허정순 어르신께서 내려오셨어요. 가서 인사드려야죠.” 한수호는 마지막으로 이서아를 한 번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최현아와 함께 어르신께 다가가 말을 걸었다. “...” 이서아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진실을 털어놓은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그녀가 두려워했던 보복은 없었다. 심지어 일부러 난처하게 하거나 악의적으로 조롱하는 일도 없었다. 한수호는 이서아를 축복해주고는 떠났다... 정말로 강요하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 그녀를 놓아준 걸까? 예상치 못한 안도감에 이서아는 무의식적으로 한수호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계속 바라보았다. ‘왜 갑자기 변한 걸까?’ 이서아의 멍한 눈빛은 유지호의 눈에 들어왔다. 유지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현남친이 여기 있는데 전남친만 계속 쳐다보는 건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자 이서아는 돌아보며 말했다. “유 대표님, 제가 언제 대표님과 사귀기로 했죠?” “내가 말한 건 진짜 연인 사이를 뜻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 비서가 예전에 한 대표님과 함께 연회에 참석했던 것처럼 지금은 나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유지호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 비서는 그걸 진짜 연인 사이로 이해했군요. 음, 알겠네요. 사실 이 비서도 나한테 마음이 있는 거죠?” 이서아는 어이가 없었다. “유 대표님, 말장난이 재미있다면 개그맨 몇 명을 불러서 연습하시는 게 좋겠네요.” 유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이고 진지하고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 “원래는 내가 말을 얼마나 잘하는지 봤냐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르쳐 주겠다고 하려고 했는데 이런 말은 그냥 놀자고 하는 애들에게나 하는 말이지 이 비서한테는 이런 말 안 할래요. 난 이 비서한테는 진심이니까요.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